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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의 고통에 응답”…MBC, 기상캐스터 계약 해지→남겨진 상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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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의 고통에 응답”…MBC, 기상캐스터 계약 해지→남겨진 상처는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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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 미소로 시청자 곁을 지키던 오요안나가 남긴 아픔이 결국 세상 밖으로 흘러나왔다. 오요안나를 괴롭힌 기상캐스터가 조사 끝에 MBC에서 계약 해지를 당하며, 드리웠던 그늘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삶과 방송의 경계에서 무겁게 흔들린 한 여성의 여정이 다시금 사회적 논의를 자극한다.

 

MBC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발표를 받아들이며, 오요안나 기상캐스터를 괴롭힌 가해자와 지난 20일자로 계약을 해지한 사실을 공식화했다. 고용노동부는 3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괴롭힘을 한 명으로 특정했으며, 유족이 지목했던 다른 동료들에 대해선 다음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출처: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출처: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MBC는 고인의 죽음 앞에 조직 전체의 책임을 통감했다. 조현용 앵커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관련자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하겠다”며 상생협력 담당관 신설, 프리랜서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 제3자를 통한 신고 체계 마련,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법적 검토 등 구체적 변화를 언급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실질적 공감과 상처 치유임을 시청자들은 잘 알고 있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방송에 다시 등장한 장면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씁쓸함을 더했다. 오요안나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던 지난해 9월, 주변 인물과 사회가 보인 차가움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른다.

 

오요안나가 남긴 유서는 16장에 걸쳐 삶의 마지막 심정을 기록하고 있었다. 동료 기상캐스터들로부터 받은 직장 내 괴롭힘의 흔적은 한 여성의 이름 너머, 방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이어진다. 꿈과 열정의 무대에 드리운 상처와 용기,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책임은 오늘도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한편, 복잡한 감정선과 충격을 안긴 이번 사안은 MBC의 뉴스 프로그램과 조직 내 실제적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시청자와 업계 모두의 시선이 모아진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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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mbc#기상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