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많은 남원, 광한루의 고요함을 거닐다”…고즈넉한 풍경 속 역사와 미식의 여유
여행은 늘 떠남이었지만, 이번엔 돌아보는 일이었다. 구름이 많은 남원의 아침, 기온 24.7도를 가볍게 느끼며 광한루원을 걷는 이가 많아졌다. 섬진강과 지리산이 품은 이 도시는 예전엔 소설 속 이야기의 무대였지만, 지금은 두 발로 천천히 밟아보는 나만의 일상이 됐다.
요즘 SNS엔 “남원에서 감성 사진 남겨왔어요”란 인증이 이어진다. 실제로 광한루원에선 누각을 배경 삼아 고요한 연못과 완월정, 오작교에 기대어 사색하는 이들을 흔히 본다.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나무 덕에 매번 달라지는 풍경도 인기 요인이다. 베이커리 명문제과에선 아침 시간, 신선한 빵 냄새를 좇아 온 손님들로 문이 분주하다. 갓 구운 빵 한 조각이 여행의 행복을 더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남원 광한루원을 방문한 국내 관광객 수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인다. 시민들은 “늘 가까운 곳이지만, 새삼스럽게 천천히 산책하면 도시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된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로컬 감성 여행’이라 부른다. 한 지역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맛을 동시에 누리며 자신만의 지역 감성을 탐구하는 여행법이다. “광한루원의 본질은 고요한 풍경에 감정을 비우는 데 있다”고 한 여행 트렌드 칼럼니스트는 말한다. 아담원 같은 사유형 수목원에선 지리산 자락의 숲길을 음미하며 진짜 휴식의 의미를 되새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빵 냄새 따라 남원 한 번 더 가봐야겠다”, “사진보다 직접 보는 광한루 풍경이 더 예쁘다”, “아담원에서 차 한 잔, 여유로움이 남다르다”는 이야기가 온라인 후기를 채운다. 여행지에서 얻는 평화와 미소, 예상치 못한 하루의 설렘이 일상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만큼 천천히 걷는 여행, 지역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남원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자신과 만나는 방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