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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해병대에 K600 투입”…현대로템, 장애물개척전차 2차 양산 계약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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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 지상전 양상 변화와 상륙작전 위협을 둘러싼 대비가 맞붙었다. 현대로템과 방위사업청이 장애물개척전차 K600 2차 양산 계약을 체결하며, 육군 전방 부대와 해병대를 중심으로 지뢰·장애물 대응 전력이 재편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9일 방위사업청과 약 2천500억원 규모의 장애물개척전차 2차 양산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최종 납기 시점은 2029년 12월 31일이다. 방위사업청 주도의 이번 사업은 지상전 환경에서 공병 전차 전력을 확대해 전방 부대와 상륙 전력의 기동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장애물개척전차 K600은 전투 공병 임무 수행을 위해 개발된 전차로, 지뢰제거쟁기와 굴삭팔을 갖춰 전방에서 지뢰지대와 낙석 등 각종 장애물을 제거하고 아군 기동로를 여는 역할을 한다. 차체 전면부에 장착된 쟁기는 지면을 갈아엎으며 매설 지뢰를 찾아내고, 자기감응지뢰 무능화 장비가 만들어내는 자기장으로 지뢰를 폭발시키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차체 상부 굴삭팔은 파쇄기 장착을 통해 낙석을 제거하는 데 활용되며, 필요할 경우 크레인처럼 무거운 장비와 구조물을 들어 옮기는 기능도 수행한다. 방위사업청은 이 장비가 전방 방어진지와 상륙 해안 등 다양한 작전 거점에서 기동로 개척과 장애물 제거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2차 양산분은 처음으로 육군 전방 보병사단 부대와 해병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1차 양산 물량이 주로 전차를 보유한 기계화부대에 우선 배치돼 전차 기동력과 운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2차 분은 전방 보병 전력과 해병대 상륙전력의 기동 여건 보장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해병대는 장애물개척전차 운용을 통해 상륙작전 시 해변 지뢰지대를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안 장애물과 지뢰지대를 신속히 제거해 상륙 부대의 파상적인 진입로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현대로템은 이번 2차 양산에서 육군 운용 부대가 제시한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차장이 탑승하는 의자의 이동 반경을 넓혀 장시간 작전 시 피로도를 줄이고 시야 확보를 개선할 방침이다. 또 기동 간 우측 후사경의 떨림 수준을 완화해 운용 효율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국방력 강화에 전차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전차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장애물개척전차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전 환경에서 전차 중심 전력 운용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병 전차 확충이 전력 운용 전반의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위사업청과 국방부는 장애물개척전차 전력화 추이를 지켜보며 추가 성능 개량과 후속 물량 사업계획을 검토할 전망이다. 육군과 해병대는 전력 배치 이후 평가 결과를 토대로 작전 교범을 보완하고, 향후 연합·합동 훈련에서 장애물개척전차 운용 개념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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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장애물개척전차k600#방위사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