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상승…뉴욕증시, 관세 소송 여파 속 기술주 강세에 반전”
뉴욕의 밤하늘 아래, 관세 정책 소송이라는 거센 물결이 뉴욕증시를 출렁이게 했다. 5월 29일, 미국 연방 국제통상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됐던 일부 대외 관세에 '무효' 판결을 내리며 시장은 일순간 요동쳤다. 개장 전 선물 지수는 1% 넘게 치솟았으나 곧 현실론에 다시 눌렸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수 있고, 행정부의 무역 정책 대응 여력이 강력하다는 우려가 되살아난 것이다.
시장엔 곧 또 하나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오후, 연방순회항소법원의 일시 정지 명령에 따라 기존 관세의 효력이 되살아나자, 주요 지수들은 등락을 반복하며 혼조 양상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막판, 투자자들의 심리는 기술주의 낙관적 신호에 조금씩 힘을 얻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530/1748554729687_658849464.jpg)
S&P 500 지수는 0.40% 상승한 5,912.17, 나스닥종합지수는 0.39% 오른 19,175.87로 장을 닫았다. 다우지수 역시 0.28% 뛴 42,215.73을 기록했다. 나스닥 100의 기술주들도 0.22% 오름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이목은 엔비디아로 향했다. 이 기업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 0.96달러, 매출 441억 달러로 시장 예측을 웃돌았다. 장 마감 후에도 엔비디아의 주가는 3.25% 더 오르며 AI와 반도체 업종 전반에 낙관적 기류를 불어넣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0.54% 상승 역시 그 흐름을 대변했다.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정책 위험보다 기술 혁신에 더 주목할 시점"이라며 투심의 방향성을 해석했다.
이와 달리, 기업별 주가는 제각기 다른 리듬을 탔다. 화장품 브랜드 엘프 뷰티는 1분기 호실적을 앞세워 23% 급등했고, 베스트바이는 관세 이슈 속 연간 전망 축소로 7% 이상 하락했다. HP는 실적 부진에 주가가 8% 밀렸고, 반도체설계사 Arm은 중국 수출 규제 여파로 5.49% 떨어졌다.
거시지표에서도 엇갈림이 감지됐다. 미국 1분기 GDP 잠정치는 연율 기준 -0.2%를 기록하며 속보치(-0.3%)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소비자 지출 증가율은 1.2%로 둔화됐다.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도 24만 건에 달해 경기 둔화의 그늘이 짙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이어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의 데이터에선 7월 연방기금금리 동결 확률이 75.6%를 나타내 미국 연준의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시장의 판단이 반영됐다.
서학개미의 투자 지형에도 변화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5월 28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서 테슬라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33조 2,631억 원(전일 대비 5,595억 원 감소)으로 여전히 1위를 차지했고, 해당 주가는 0.43% 오른 358.42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보관액도 소폭 줄었으나 주가는 각각 상승세를 유지했다.
퀀텀 컴퓨팅 기대주 아이온큐는 9.25% 급락, 팔란티어 역시 1.17% 내리며 투자심리의 미묘한 균열을 드러냈다.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와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 등 ETF 종목들은 각각 0.91%, 0.36% 상승하는 진폭을 보였다. 이 날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개 종목의 국내 투자자 보관금액 총액은 128조 4,626억 원으로, 집계일 대비 1조 8,970억 원 줄어들었다. 이는 일부 종목에서의 차익 실현과, 관세 리스크와 AI 모멘텀 사이에서의 포트폴리오 재편 양상으로 분석된다.
기술주 호재와 정책 불확실성 사이, 뉴욕증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균형 위에 서 있다. 관세 관련 소송 경과와 정부의 대응이 앞으로 시장의 바람결을 어떻게 바꿀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투자자들은 변화의 중심에서 섬세한 대응이 더욱 요구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다음 관세 소송 일정과 연준의 정책 신호 등 다가오는 변수들에 귀를 기울여야 할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