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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로 조기 진단”…부정맥 환자 급증, IT 헬스케어가 해법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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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계, 패치형 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심장 부정맥 환자 관리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대표적으로 심방세동 같은 위험 부정맥은 뇌졸중, 돌연사 등 중증 질환과 직결돼 신속한 진단이 필수로 꼽히는 가운데, IT 기반 자가 측정·모니터링 솔루션이 실질적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업계는 최근 환자 수 급증세가 ‘IT·바이오 융합 헬스케어 경쟁’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부정맥 환자 수는 약 50만1493명으로, 2020년 대비 24.5% 증가했다. 부정맥은 심장 내 전기신호 생성 및 전달 이상 등으로 정상 맥박(분당 60~100회) 리듬이 깨지면서 심장 박동이 매우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특히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지는 대표적 고위험 부정맥으로, 약 30% 환자가 심각한 증상 없이 지내는 사례도 많아 ‘침묵의 질환’으로 분류된다.

최근 노령 인구 증가와 함께 만성질환자,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서도 부정맥 진단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과 혈압 변동 등으로 발병률이 높아져 주의가 요구된다. 전통적으로는 24시간 홀터(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하지만, 빈발하지 않거나 자주 나타나지 않는 부정맥의 조기 확인이 쉽지 않았다.

 

이 가운데 IT 기업 및 의료기기 업체들은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 전극 패치, 휴대용 혈압계 등 디지털 진단기기를 상용화하며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일상 생활 중 연속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검사의 한계(짧은 측정·일회성 검사)를 보완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65세 이상은 정기적 자가 맥박 측정, 75세 초과 고령층은 연 1회 이상 심전도 검사를 권장한다”는 의료계의 권고 또한 IT 헬스케어 솔루션 확산을 촉진하는 배경이다.

 

스마트워치 기반 심전도 측정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 삼성 등 대형 IT업체를 중심으로 상용화됐으며, 국내외 의료기관·플랫폼 기업들도 연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일례로, 패치형 심전도 기록장치는 30분 이내의 짧은 발작성 증상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부정맥 진단율을 높일 방안으로 주목받는다. 미국·유럽에서는 심전도 모니터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석을 결합한 원격진료 프로그램 상용화도 확대되는 추세다.

 

규제 측면에서는 식약처 등에서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 인증 요건 강화, 데이터 보안 준수 등 기준을 마련하는 가운데, 환자 건강정보 처리·활용에 대한 윤리적, 개인정보 보호 논의도 병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단 정확도와 데이터 신뢰도 확보가 산업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웨어러블·스마트 기기의 일상화가 부정맥 및 심장질환 조기 진단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의료기기·플랫폼 기술이 실제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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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심방세동#심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