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Purism, 붉은 코에 담긴 초상”··예술로 건넨 고백→삐에로 미소 뒤 진심을 묻다
조용히 드리운 조명 아래 이민우의 붓끝은 무대와 현실, 환호와 고요를 오가며 또 다른 자화상의 문을 열었다. 청담동 스페이스776에서 시작된 첫 개인전 ‘Purism’의 벽에는 특유의 밝고 투명한 색채, 그리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삐에로의 코가 시선을 이끈다. 오랜 시간 신화로 살아온 생의 무게는 그의 그림마다, 웃음 뒤편 고독과 용기의 대화로 새겨져 있다.
매끄럽게 이어진 붓질은 무대와는 또 다른 내면의 순수로 번진다. 이민우는 스포트라이트 아래 밝게 웃던 자신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삐에로’라는 상징을 정직한 자화상으로 마주했다. 한 장의 그림에 깃든 울음과 웃음, 그 이면의 감정들은 관객들의 마음에도 자연스레 번진다. 지난 6월 21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솔비, 김창열, 정기고, 장혜진, 이상윤, 이상봉 등 다양한 동료와 예술계 인사들이 찾아 그의 새로운 첫걸음을 응원했다.

삐에로의 코에 담긴 빨간 원형은 장식이 아닌 진심의 비유다. 이민우는 “저는 삐에로입니다. 제 웃음 뒤로 여러분은 무엇을 보셨을까요? 그림으로 진심을 꺼내고 나서야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음악인으로 살아온 시간과 연예인의 이미지를 내려놓는 과정에서 마주한 순수에 대해 밝혔다. 외로운 순간을 솜씨로 정제해, 무엇보다 긍정의 힘으로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용기―그 마음이 모든 작품에 내려앉았다.
전시장에 머무는 관객들도 화려했던 무대의 막이 내린 뒤 남겨진 순간에 스며든 감정의 결을 느낀다. 삶의 굴곡 속에서도 버티며 웃을 수 있는 비결, 언어보다 더 큰 울림을 전하는 이민우의 예술은 온전히 자신만의 진실로 향하는 길을 보여준다. 삐에로의 미소와 코를 통해 투영된 감정은 각자의 색으로 맞닿은 관람객의 심연까지 잔잔히 파고든다.
아티스트 이민우의 첫 개인전 ‘Purism’은 오는 7월 20일까지 서울 청담동 스페이스776에서 이어진다. 노을이 길게 드리우는 저녁, 고요한 전시장 한켠에서 음악 밖 예술가의 또 다른 울림이 각자의 마음에 진한 흔적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