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휴전 후 첫 미국산 밀 구매”…중국, 농산물 시장 확대에 시동
현지시각 3일, 중국(China)이 미국(USA)과의 무역전쟁을 1년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후 처음으로 미국산 밀 수입을 추진하면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밀 가격이 2.1% 오르며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부산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농산물 시장 개방의 일환으로, 글로벌 곡물 수급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중국의 곡물 수입업체들이 지난 주말, 내년 2월까지 선적 완료 조건으로 미국산 밀 도입 가능성을 미국 당국에 문의했다고 3일(현지시각) 전했다. 중국은 대두 구매 재개에 이어 밀까지 추가 수입을 모색하며, 무역전쟁 휴전이 실제 농산물 시장 확대와 연계되고 있다는 시장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애그리소스는 “중국 측이 미국산 밀 품종에 관심을 보인 점은 미국에 대한 선의의 제스처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예상 구매량은 약 24만~40만톤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나, 중국 내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 상황을 감안할 때 단기적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산 밀을 구매한 것은 2023년 10월 초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올해 1~9월 전체 밀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이하로 줄었으며, 이는 내수 수요 둔화와 자국산 농산물 가격 방어 정책 등 내부 요인과 맞물린 결과다.
이번 무역전쟁 휴전 신호는 지난 11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 이후 본격화됐다. 당시 회담 직후 중국은 미국산 대두 구매를 먼저 재개했고, 백악관은 베이징 당국이 미국산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농산물 무역 확대 합의의 세부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서비스업체 스톤X의 알란 수더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농산물 시장 확대 관련 정보가 대부분 백악관에서만 흘러나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미국 주요 농민단체와 곡물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산 곡물 수출 확대에 따른 농가 수익 개선과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N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도 “무역전쟁 긴장의 완화 신호가 곧바로 글로벌 농산물 시장에 파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합의를 무역질서 전환의 분수령이자, 글로벌 곡물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평가한다.
향후 중국의 추가 농산물 수입 범위와 미중 교역 정상화 속도가 국제 곡물시장과 농업경제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