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익률 다시 5%…뉴욕증시, 불확실성에 흔들려→예산안 협상 격돌 속 파장 어디까지”
뉴욕의 이른 여름 아침, 맨해튼 월가의 불빛은 유난히 차가웠다. 투자자들의 신중한 시선이 전화기와 단말기에 묶여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는 다시 한번 예민한 출발을 맞이했다. 21일 미국 동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66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S&P500과 나스닥지수 모두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고, 미국 주식시장의 푸른 물결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 거센 파동의 중심에는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다시 5%를 넘어서며 시장의 심장을 쥐고 흔든 장면이 있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53%를 상회하며 위험 회피 성향을 자극했다. 이러한 금리의 도약은 세계 경제의 맥박을 재촉하는 신호탄이 되었고, 월가의 트레이더들은 한동안 잠잠하던 불안의 파장을 온몸으로 체감해야 했다.

불확실성은 정치의 장에서도 증폭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예산안 협상은 세금 감면, 특히 주 및 지방세(SALT) 공제 한도를 두고서도 깊은 갈등에 놓였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추가 감세 주장에 나서면서, 법안 논의와 합의의 길은 더욱 멀어졌다. 이 예산안은 미국의 재정적자 구도를 뚜렷하게 예고해, 투자자의 발걸음을 점점 더 방어적으로 옮기게 했다.
주요 지수의 하락은 하루아침에 그친 것이 아니었다. 수 개 장에 걸쳐 이어지던 상승세가 멈추고, S&P500 지수는 6거래일, 나스닥은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 역시 3일간의 오름세를 접고 두 자릿수 낙폭에 직면했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 에너지, IT 모두가 하락하며 광범한 약세가 시장을 끌어내렸다.
기업 실적 발표도 투자 심리에 주름을 더했다. 미국 대표 소매 체인 ‘타깃’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1분기 실적 발표로 6% 급락했다. 사이버보안 기업 ‘팔로알토’는 실적 부진 여파로 7% 하락했고, ‘로우스’ 역시 기대 이상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진에 1% 하락했다.
LPL 파이낸셜의 매크로 전략본부장 크리스티안 커는 “주식시장의 회복 움직임이 유의미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도사리고 있다”는 냉철한 진단을 내놓았다.
대서양을 건너간 바람 역시 차가웠다. 유럽증시는 유로스톡스50지수가 0.19% 하락하며 동조했고, 독일의 DAX, 프랑스 CAC40 또한 소폭 내렸다. 영국 FTSE 지수만이 소폭 상승했다. 금융의 중심지 유럽 역시 긴장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며 미국발 불안에 동참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반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6월 인도분은 1% 이상 오르며 배럴당 62달러를 넘겼고, 브렌트유 7월 인도분도 66달러 선을 회복했다. 자금 시장 어디에서도 확실한 방향성은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금리의 향방, 예산안 협상 테이블의 변화, 그리고 주요 기술주와 소매업체의 성적표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한껏 조여진 긴장감 속에서, 급변하는 정책환경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세계는 조심스럽게 숨을 고르고 있다. 파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