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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가치 보상 급선무”…KRPIA, 혁신 신약 접근성 해법 제시
IT/바이오

“신약 가치 보상 급선무”…KRPIA, 혁신 신약 접근성 해법 제시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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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신약 개발의 시장 진입과 가치 보상이 국내 바이오 산업 성장의 최대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신약들이 연이어 개발 중이지만, 실제 국내에서 환자 접근성과 가격 보상 수준은 선진국 대비 크게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비전으로 내세움에도 불구, ‘신약 가치 보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도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24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채빛섬에서 열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창립 25주년 기념 포럼에서 집중 조명됐다. LG화학의 여동호 담당은 “개발된 신약이 국내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담보하기 어렵다”며 현재의 가격 보상 및 신약 등재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신약 등재 평가는 보수적 절차가 복합적으로 작동해, 기업들은 신약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약가 산정의 혁신 인센티브가 낮고,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지나치게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우려한다. 미국제약협회(PhRMA) 조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유럽·일본에서 시판된 460개 신약 중 글로벌 최초 출시 후 1년 이내 도입된 신약의 비율은 한국이 OECD 평균(1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에 불과하다. 건강보험 급여 신약 역시 국내 비율이 22%로, 일본과 영국(각 48%)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KRPIA 최인화 전무는 “혁신 항암치료제 등 신약이 실제 기대수명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지만, 국내 제도상 도입이 매우 늦어진다”면서 규정 개선과 신속 도입을 촉구했다. OECD 주요국과 비교해 신약 도입 기간이 평균 4년(46개월) 가까이 소요되며, 이 같은 지연은 환자의 치료 기회와 산업의 혁신 동력 모두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쟁 구조 측면에서도, 미국과 일본, 유럽은 신속 등재와 R&D 인센티브로 혁신 신약의 도입을 촉진하는 반면 한국은 접근 장벽이 높다는 평가다. 현행 의료기술평가(HTA) 제도 역시 혁신적 신약 평가에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신약 접근성 개선 없이는, 정부의 국가 첨단 바이오 전략도 현실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본다. 실제 현장에서는 신약의 우선 등재 포기, 신청 건수 감소 등 ‘코리아 패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신약 가치 보상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이번 제도 개선 논의가 연구개발(R&D) 투자와 혁신 창출, 환자 치료 결과 모두에 긍정적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산업, 정책의 균형 잡힌 접근만이 글로벌 바이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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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ia#신약접근성#바이오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