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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은 죽음”…국민의힘 당권주자, 계엄·탄핵·쇄신 두고 격돌
정치

“분열은 죽음”…국민의힘 당권주자, 계엄·탄핵·쇄신 두고 격돌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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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과 탄핵, 인적 쇄신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가 대야 강경 노선을 예고한 직후,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주요 후보들이 물러서지 않는 공방전을 벌였다. 내주 예비경선을 앞두고 전국 각 지역을 돌며 당원·민심 다지기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각 후보 진영의 신경전이 고조됐다.

 

김문수 후보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분열을 경고하고, “한쪽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막으려던 45명 의원을 출당이나 제명시켜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탄핵을 찬성한 사람들은 모두 당을 떠나라고 하고 있다”며 “이렇게 양극단으로 나뉘면 어떻게 되든 당은 반쪽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분열은 죽음이고, 통합만이 살길”이라며 “우리는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사수해야 한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친윤 감별사도, 친한 감별사도 지금 우리 당에는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정당 해산 위기를 거론하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우리를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정당해산 청구에 나설 수 있다. 그러면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불법 계엄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혁신 무리의 당권 도전은 무책임한 권력욕의 발현이자 우리 당을 해체하려는 이재명 민주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도 적었다.

 

여기에 주진우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안철수 후보 발언에 정면 반박했다. 주 후보는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 눈높이에 모자라도 정통 보수정당”이라면서 “어떻게 통진당과 비교할 수 있느냐”고 맞받았다. 이어 “영남권을 중심으로 장동혁·김문수 후보는 대선 때보다도 더 오른쪽으로 갔다. 그렇게 해선 당원들 가슴이 시원할지 몰라도 수도권 등 진출에 외연확장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를 결집하기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강원을 찾아 강원도지사와 지역 당원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조경태 후보는 중원 공략 차원에서 충북·충남을 돌았다. 안철수·주진우 후보는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 방문에 집중해 현장 여론을 청취했다. 장동혁 후보는 수도권 당원들과 만난 뒤 언론 인터뷰에 집중하며 3일 예정된 비전 발표회를 준비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3일 대표 후보 비전 발표회에서 정견을 밝히고, 5~6일 열리는 예비경선을 거쳐 5명 중 1명이 컷오프될 예정이다. 정치권은 당 지도부 선출이 정국 주도권의 향방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예비경선 결과는 당내 균열을 봉합할 통합 메시지와 강경 대응 노선 사이에서 어느 노선에 힘이 모일지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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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정청래#안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