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간암 병용요법, 생존기간 2배 연장”…HLB, 란셋 등재 성과에 업계 주목

김서준 기자
입력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병용 투여가 절제 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기업 HLB는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 주도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임상 연구(CARES-009)가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란셋에 21일 등재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해당 결과를 ‘차세대 간암 치료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당 임상은 중국 내 16개 병원에서 재발 위험이 중간 이상인 절제 가능 간세포암 환자 294명을 대상으로 확보한 2·3상 결과다. 환자군은 수술 단독군과 수술 전후에 리보세라닙(혈관 성장 억제 표적항암제)·캄렐리주맙(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적용한 수술 전후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임상 결과, 1차 평가지표인 무사건생존기간(EFS)은 병용군이 42.1개월로, 수술 단독군 19.4개월 대비 2배 이상 연장됐다. 2차 평가지표인 병리학적 반응률(MPR)도 35%로, 기존 대비 4배 이상 향상됐다.

특히 이번 기술은 절제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표준 수술 외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크다. 리보세라닙은 종양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이며, 캄렐리주맙은 면역세포의 항암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항암제로 작동한다. 두 약물의 병용은 종양 축소와 잔존 암세포 제거를 동시에 겨냥, 기존 단독요법 대비 근본적 치료 가능성을 높였다. 3등급 이상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병용군에서 38% 발생했으나, 표적·면역항암 병용치료에서 통상적으로 관찰되는 수준으로 보고됐다.

 

실제 병용요법 사례는 기존의 수술 후 재발률 감소와 생존률 개선에 실질적인 기여를 보이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표준 치료 한계 극복 차원에서 주목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수 메이저 기업들이 간암 등 고위험 암종을 타깃으로 컴비네이션 신약 개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항암제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신약 등재 및 상용화 과정에서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가 남은 변수로 꼽힌다. 중국 내 임상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스탠더드 저널 등재로, 유럽의약품청(EMA)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 진입 가능성도 조명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상용화 시점이 글로벌 간암 치료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임상 성과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hlb#리보세라닙#란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