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잔디 적응 완료”…울산, 클럽월드컵 캠프→전술 담금질 박차
잔디를 딛는 발끝에서 낯선 감촉이 전해지던 순간, 울산 HD 선수들의 표정에는 이질감보다 기대가 먼저 스며들었다. 천연잔디와 더위, 북미만의 습도가 물씬 묻어나는 미국 샬럿에서 울산은 땀을 흘리며, 전혀 다른 컨디션에 서서히 녹아들었다. 승부를 만드는 섬세한 패스와 조직적인 움직임, 그리고 새롭게 다져진 결기가 훈련장 전체를 감돌았다.
2025년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무대를 앞두고 울산 HD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아트리움 헬스 퍼포먼스 파크의 천연잔디 그라운드 두 곳에서, 선수들은 매일 새벽 일찍 등장을 반복하며 본선 무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김판곤 감독은 “잔디가 정말 좋아, 패스가 쭉쭉 뻗는다. 미국 인프라는 상상 이상”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권 또한 “만약 본 경기장의 잔디도 이렇다면 공 점유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며, 전술적 초점의 변화를 언급했다. 울산 구단 관계자 역시 더위와 마찰에 강한 난지형 잔디 덕분에, 선수단의 스피드와 체력 훈련 모두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NFL식 썰매 밀기 트레이닝이 도입돼, 선수들은 힘과 속도를 동시에 시험받았다.
샬럿의 무더위와 늦은 해질녘 환경은 일정에도 변화를 줬다. 울산 선수단은 오전에만 훈련을 집중적으로 이어가며, 더위와의 조용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현지 직원들은 “오후에는 흡사 열기 속을 걷는 듯해 계속 훈련을 소화하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별리그 1차전 상대 마멜로디 선다운스를 불과 나흘 앞두고 팀은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했다. 김판곤 감독은 “밀로시 트로야크가 합류해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스리백 운영도 긍정적이다. 현재 완성도는 80%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6월 18일에는 마멜로디, 22일 플루미넨시, 26일 도르트문트와 차례로 조별리그 일정을 밟는다.
천연잔디에서 구축한 조직력과 미국의 환경에 적응한 울산의 도전은 곧 시작된다. 팬들의 마음속에는 뙤약볕과 잔디 사이를 오가는 선수들의 쉼 없는 숨결이 새겨지고 있다. 울산 HD가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어떤 울림을 남길지는 6월 18일부터 이어질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