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빛 물든 대동천, 물 위의 음악”…도심 속 색다른 축제에 발길이 머문다

도시의 한복판에서도 사람들은 뜻밖의 ‘여유’를 발견할 수 있다. 세계음식을 맛보고, 대동천 위로 번지는 음악을 느끼며, 축제 속에서 잠시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는 이들이 늘었다. 과거엔 멀리 떠나야만 경험할 수 있던 ‘감각의 전환’이 이제는 동네 골목에서도 시작된다.

요즘 대전 소제동 일원에서 열리는 대전 동구동락 축제는 SNS에서도 ‘꼭 가봐야 할 도시 축제’로 손꼽힌다. 저녁이면 대동천 일대는 환한 조명과 버스킹 음악, 다채로운 세계음식으로 북적인다. 세계 각국의 음식이 모인 거리, 남녀노소가 게임존에서 웃고, 수상버스킹 무대엔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든다. “물 위로 퍼지는 노랫소리를 듣다 보니, 잠시 도시의 복잡함도 잊게 된다”고 한 관람객은 고백했다.

이런 변화는 축제 현장만의 특별함에서 나왔다. 공식 데이터는 없지만, 현장을 찾은 가족, 친구, 연인들의 표정에서 ‘일상과는 다른 활력’이 엿보인다. 미디어아트 야간경관부터 EDM 파티, 스탬프 투어로 연결된 소제동 구석구석은 어느새 ‘일상의 여행지’가 된다. 지역의 감성과 예술, 골목의 이야기를 하나씩 수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축제의 본질은 무엇일까. 한 지역문화 기획자는 “음식과 예술, 놀이를 통해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만나는 일”이라며, “도심에서 마주치는 이런 장면이 곧 지역 문화와 공동체의 회복”이라고 표현했다.

현지에서는 “이런 축제라면 매년 기대된다”, “분주한 일상에 작은 쉼표가 생겼다”는 반응이 많다. 먹거리부터 볼거리, 체험까지 이어진 프로그램에 “나도 일상에 지쳤을 땐 이런 축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만큼 축제는 사람들에게 ‘바쁨에서 벗어난 새로운 리듬’을 선물한다.

사소한 골목, 평범했던 대동천 풍경조차 특별해지는 시간이 있다. 도심과 자연이 만나는 경계, 그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대전 동구동락 축제는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삶의 감각을 다시 깨우는 기호다. 작은 시간의 축적이 도시의 기억을 바꾼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