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기 연속 적자”…롯데케미칼, 석유화학 침체에 2분기 영업손실 확대
롯데케미칼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 침체 여파로 다시 한 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7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영업손실은 2,449억 원으로 집계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본원 경쟁력 제고 및 사업구조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8일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영업손실이 2,449억 원에 달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13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1년 새 적자 폭이 두 배 가까이로 확대된 것이며, 연합인포맥스 시장 전망치(1,980억 원)보다 469억 원(23.7%)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1,9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2분기 순손실은 4,713억 원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불안정, 주요 제품 가격 하락이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을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한다. 투자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및 신사업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민근 롯데케미칼 대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함께 범용 석유화학 사업 재편, 비핵심 자산 효율화 등 비즈니스 리스트럭처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하반기 수소출하센터 상업 가동, 고기능성 컴파운드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기초화학 부문은 2분기 매출 2조6,874억 원, 영업손실 2,161억 원을 기록했다. 대산공장 정기보수 및 모노머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 영향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됐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됐다. 하반기에는 일회성 비용 제거, 원료가격 안정화에 따른 스프레드 회복으로 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소재 부문은 2분기 매출 1조455억 원, 영업이익 560억 원을 거뒀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와 관세 불확실성 영향으로 판매량과 스프레드가 전분기 대비 위축됐다는 게 회사 측 진단이다. 앞으로는 고객 맞춤형 고부가 소재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롯데정밀화학(자회사)은 2분기 매출 4,247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을 기록했다. 정기보수 여파로 손익 감소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정기보수 종료 및 국제 가격 반등이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점쳐진다. 또다른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매출 2,049억 원, 영업손실 311억 원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 대상 제품 판매와 가동률 상승 요인으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석유화학 경기 침체와 중국 공급 과잉, 수요 부진이 롯데케미칼의 빨간불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시황 부진 완화와 신사업 활성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뚜렷한 실적 반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지원 정책, 기업의 자산 효율화 등은 현재 논의 단계며, 업계 전반적으로 고도화와 친환경·신성장 동력 중심의 사업 전환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롯데케미칼의 이번 2분기 영업손실 및 적자 폭은 최근 7분기 내 최악의 수준으로, 석유화학 업계 전반의 불황 심화를 반영한다는 평가다.
향후 정책 방향과 실적 흐름은 하반기 원가 안정화, 시장 수요 회복, 신사업 확대 속도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