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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고요한 절경”…철원 한탄강이 주는 평화로운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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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고요한 절경”…철원 한탄강이 주는 평화로운 쉼표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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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오르고 습도는 높지만, 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철원 한탄강 풍경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전에는 이국적인 자연을 그리워했지만, 어느새 한탄강의 절경과 고요함이 우리에게 특별한 일상이 되고 있다.

 

지금의 철원은 한탄강과 그 지류가 깎아내린 거대한 주상절리, 그림 같은 폭포, 그리고 역사의 숨결이 남아 있는 산책길로 여행객들의 숨은 명소가 됐다. 특히, 고석정은 진평왕의 전설과 임꺽정의 이야기를 품고 있어 자연과 전통이 맞물린 공간이다. SNS에는 고석정 주상절리길을 걷거나, 삼부연폭포의 물안개를 사진에 담아 올린 여행자들의 인증샷이 무심코 눈길을 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고석정국민관광지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고석정국민관광지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이후 한탄강 일대 탐방객이 꾸준히 늘어났다. 최근 공개된 기상 정보에 따르면 8월 19일 철원의 최고 기온은 32.0°C, 습도는 84%에 달해도 이곳을 찾는 발걸음은 줄지 않는다. 남풍이 불어오는 날이면 탁 트인 강변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잠시 더위를 잊게 한다고 느끼는 이도 많다.

 

여행 칼럼니스트 김지현 씨는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자연의 힘과 시간이 만든 예술작품 같다”며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산책이 된다”고 고백했다. 폭포 소리에 귀 기울이고, 흐린 날의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 잠시 멈춰서는 순간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철원의 풍경이 이렇게 멋진 줄 몰랐다”, “여름에 치이는 도심을 벗어나 한탄강을 따라 걷는 산책이 최고의 힐링”이라는 공감대가 이어진다. 익명의 한 방문객은 “철원평화전망대에서 분단의 현실을 마주한 뒤로, 우리의 하루가 얼마나 특별한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며 여행의 의미를 새롭게 표현했다.

 

한탄강의 경계선 너머, 오늘은 흐린 날씨와 분주히 오가는 여행자들 속에서 평화와 위로의 순간이 쌓이고 있다. 자연에 기대어 천천히 걷고 싶을 때, 철원은 더 이상 멀지 않은 쉼표가 된다. 여행지는 풍경만이 아니라, 일상과 기억에 남는 마음의 기록이란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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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한탄강#고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