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폭싹 빠져드는 순간들”…제주독서대전, 독서의 즐거움에 모두가 물든다
요즘은 책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단순히 정보를 얻는 데서 벗어나, 책장을 직접 넘기고 작가와 만나는 체험이 새로운 감동을 만든다.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에 ‘책의 시간’이 스며드는 순간, 사소한 변화가 시작된다.
제주시 우당도서관 일원에 펼쳐진 제주독서대전 현장. SNS에는 가족, 친구와 책을 즐기는 모습이 연이어 올라온다. 올해는 ‘책에 폭싹 빠졋수다’라는 주제로 누구에게나 열린 독서 축제가 마련됐다. 개막식의 설렘부터 고명환 작가, 김성라 작가와의 만남, 그림책체험, 책 속 인물로 분장하는 퍼레이드, ‘책GPT’와의 대화처럼 색다른 프로그램까지 곳곳이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도서관 이용률과 지역 축제 참여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읽고 나누는 경험이 삶에 활력을 준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야외도서관에서 책 펼치고, 아이들은 마술쇼와 체험 부스를 지나며 낯선 책 속 친구를 만난다. 포토존에서 남긴 한 장의 사진이 소중한 독서의 추억으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단순한 독서 캠페인에서 더 나아간다고 본다. “책을 함께 읽고 체험하는 일상은 공동체 감각을 높이고, 세대 간 대화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며 “마음을 북돋는 독서 경험이야말로 삶을 단단하게 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올해는 아이 손잡고 꼭 가겠다”, “책을 함께 읽는 이 시간이 은근히 기다려진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예전엔 책 하면 학교 숙제 같았는데, 이젠 축제에서 책을 만지는 즐거움이 색다르다”는 공감도 이어졌다.
책을 고르는 일, 한 페이지에 마음을 누이는 일. 이 모든 순간이 모여 ‘나’와 ‘우리’를 잇는 다리가 된다. 제주독서대전은 단지 축제가 아니라, 책의 힘으로 일상이 조용히 변해가는 장면을 만든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