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시기 2m15 돌파”…우상혁, 아시아선수권 결선행→2연패 도전 순항

찬란한 오후 햇살 아래, 스포츠 팬들의 시선은 단 한 장면에 오래 머물렀다. 도약대를 앞둔 우상혁의 굳은 표정 속에는 긴장감과 강인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강력한 발구름, 유려한 궤적, 그리고 완벽한 착지. 단 한 번의 도전으로 그는 손에 닿을 듯한 결선행을 손쉽게 가져갔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예선이 27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펼쳐졌다. 우상혁은 2m15를 1차 시기만에 가볍게 넘으며 대회 결선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이날 예선에는 23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우승 후보로 손꼽힌 우상혁은 예선 초반부터 남다른 긴장감을 보였으나, 도약 순간에는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도전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 예선에서 우상혁은 1m85를 건너뛰고 곧바로 2m15를 선택하는 여유를 보였다. 개인 최고 기록 2m36, 올 시즌 최고 2m31을 가진 그는 자신감 넘치는 몸짓과 균형 잡힌 자세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2m15를 1차에 넘은 선수는 우상혁 외에도 대만의 푸자오쉬안, 오만의 파텍 바이트 야붑이 있었고, 2m10과 2m05를 각각 성공한 선수들까지 13명이 결선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강자로 평가받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은 이번 대회 불참 소식으로 우상혁의 2연패 도전에 무게를 실었다.

우상혁은 2023년 태국 방콕 대회에서 2m28의 기록으로 정상에 오른 바 있으며, 2017년 인도의 부바네스와르에서도 2m30을 넘으며 우승한 경력이 있다. 국내 팬들 앞에서 펼치는 대회에서 그는 “한국 팬들 앞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올 시즌 우상혁은 세계실내선수권 2m31, 바르심 주최 챌린지 2m29 등 참가한 주요 국제대회를 연이어 제패했다. 도쿄 올림픽 4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의 훌륭한 성적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정상급 높이뛰기 선수임을 변함없이 증명해 왔다.

11년 만에 국내에서 치러지는 국제무대에서 우상혁의 결연한 각오가 유난히 깊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묵묵한 표정 뒤에 감춘 책임감, 그리고 팬들의 열렬한 환호가 트랙 위로 온기처럼 퍼져나갔다.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29일 오후 5시 40분에 열린다. 오후의 빛처럼 찬란한 날, 우상혁이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