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각막 이식 전국 1위”…여의도성모, 첨단 수술 혁신 주도
기증 각막을 활용한 이식 의료가 국내 안과계의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이 지난해 국내에서 기증 각막이식 건수 1위를 기록하며, 각막질환 환자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2023년 국내 기증 각막이식의 19.6%에 해당하는 30건(뇌사 26건, 사후 4건)을 단독 집도, 전체 153건 중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는 주요 대학병원 간 치열한 ‘이식 역량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특히 올해 2월 이후 전공의 부족이라는 의료 위기 환경 속에서도, 안과 의료진이 원주 등 수도권 외곽 지역까지 직접 출동해 기증자 안구를 확보, 환자 맞춤형 각막이식을 지속적으로 시행했다. 기존 이식 프로토콜을 넘어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서며, 병원 중심의 전통적 이식 체계에 새 변화를 가져왔다.

기술 면에서도 전통적인 전층각막이식뿐 아니라, 앞층판부분층각막이식(DALK, Deep Anterior Lamellar Keratoplasty) 4건, 데세메막박리내피세포이식술(DSaEK) 11건, 내피세포이식술(DMEK) 11건, 각막윤부줄기세포 이식 2건 등 복합·고난도 수술 실적을 보였다. DMEK 등 부분층이식은 내피세포 손상 비율을 최소화하고 회복을 앞당겨, 기존 수술 대비 환자 시력 예후를 크게 높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의도성모 안과는 안구 전체가 아닌 각막만 채취하는 미세 적출 방식, 이동 중 4도씨에서 냉장 보관하는 이식각막 운송 기술, 국내 기증각막을 부분층 이식에 특화되게 처리하는 혁신 운영법 등 자체 개발 기술도 다수 도입했다. 이는 수급 불균형 극복과 의료 공백 최소화를 목표로 한 ‘현장 맞춤형 수술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에서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분층각막이식(DMEK·DALK 등)과 줄기세포 치료 등 개인 맞춤형 안과 이식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각막이식 수요 역시 고령화 가속, 난치성 각막질환 증가 속에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 분야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식 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식약처 수술 기준과 이식 각막 관리, 윤리적 기증 활성화 등 제도 개선 병행을 주문하고 있다. 황호식 여의도성모 안과병원장은 “각막이식은 시각 회복을 넘어 생명존중의 의료 혁신”이라 평가하며, “지속적 기술 개발로 국내 각막이식 선진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