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명품 개인거래까지 확장”…크림, 빈티지 플랫폼 개편 본격화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이 IT 플랫폼 기업 주도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IT 기반 리세일 플랫폼 크림이 자체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해 중고 명품 시장의 새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19일 크림은 출시 1년 만에 명품 중고 서비스를 ‘부티크’에서 ‘빈티지’로 개편, 개인 간(P2P) 거래 채널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전략 변화를 ‘명품 리세일 디지털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이번 개편은 고가 명품의 합리적 가격, 신뢰성 높은 검수, 이용자 경험(UI) 혁신을 중점에 뒀다. 크림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년간 중고 명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8% 폭증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디올 등 하이엔드 브랜드가 20·30대 MZ세대 고객 사이에서 선호도가 급증한 결과다. 실제 거래 이용자 중 71%가 20·30대였고, 세부적으로는 30대 남성(49%), 30대 여성(39%), 20대 여성(20%)이 주축을 이뤘다. SKU(신규상품) 건수도 매달 2배씩 늘고 있다.

사용자 신뢰 강화가 차별화 포인트다. 샤넬 코코핸들 플랩백 등 인기 품목은 새 상품 대비 최대 43%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등록 하루 만에 재고가 소진되는 등 수요가 집중된다. 여기에 일본 현지 매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희귀 아이템이나, 한정판 경매 상품 등 고유의 ‘빈티지’ 라인업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견인하고 있다. 크림 자회사 팹(PAP)이 운영하는 검수 시스템에는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 인력이 투입돼 상품 진위·상태를 직접 감별한다.
플랫폼 경쟁력은 UI 전면 개편과 상품군 확장에서도 확인된다. 이번 ‘빈티지’ 개편을 통해 중고 탭을 신설하고, 신규 브랜드로 셀린느·프라다·발렌시아가 등 20·30대 인기 브랜드를 추가한다. 특히 시계 카테고리에는 롤렉스 등 프리미엄 상품군을 강화하는 등 제품 다각화도 병행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더리얼리얼 등이 명품 P2P 거래와 검수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IT 플랫폼 기업이 직접 경매·검수·운송까지 일원화해 명품 중고 거래 프로세스를 재정의한 사례는 드물다. 크림의 빠른 성장에 미국·유럽 진출 사례와의 격차가 좁혀질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제도·신뢰 환경 구축도 과제다. 크림은 하이엔드 브랜드 중심에서 대중적 브랜드와 시계 프리미엄 라인까지 범위를 확장, 개인 간 직거래를 클릭 한 번에 완결하는 P2P 방식을 적용한다. 자회사 팹의 검수팀이 진위확인과 상태 평가를 무료 출장 서비스까지 연계해 고가 상품 익명 거래의 불안 요인을 최소화한다. 향후 오프라인 매장도 열어 오프라인 경험과 연계할 계획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리세일 시장 경쟁이 단순 거래 플랫폼에서 고객 경험·데이터·검수 신뢰까지 복합변수로 확장되는 상황”이라며 “기술을 통한 거래 신뢰 확립이 전체 명품 중고 산업의 재편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IT 기반 플랫폼 혁신이 실제 명품 중고 시장에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