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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엄마 선수의 귀환”…마리아, 아니시모바 완파→투어 최고령 우승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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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엄마 선수의 귀환”…마리아, 아니시모바 완파→투어 최고령 우승 감동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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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라켓 소리가 코트를 가로질렀다. 누구도 37세 엄마 선수가 정상에 오를 것이라고 선뜻 예상하기 쉽지 않은 무대였다. 그러나 타티아나 마리아는 굳건한 집중력과 노련함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세계 테니스사에 새겨 넣었다.

 

타티아나 마리아는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HSBC 챔피언십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를 2-0(6-3 6-4)으로 제압하며 약 2년 2개월 만에 투어 단식 정상에 복귀했다. 이 우승은 마리아 개인 통산 네 번째 타이틀이다. 그녀는 중요한 점수마다 냉정하게 코트를 읽었고, 특유의 침착한 네트 플레이와 깊은 코스 공략으로 아니시모바에 흔들림 없는 압박을 가했다.

“37세 엄마 선수 우승”…마리아, 아니시모바 완파→WTA 최고령 타이틀
“37세 엄마 선수 우승”…마리아, 아니시모바 완파→WTA 최고령 타이틀

경기 내내 마리아의 노련미는 빛났다. 힘과 젊음이 아닌 인내와 관록이 코트 위에서 우위를 만들었다. 관중들은 37세 엄마 선수의 끈질긴 움직임과 한 점 한 점에 담긴 서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마리아는 이날 승리로 2020년 세리나 윌리엄스가 기록했던 WTA 투어 최고령 우승(당시 38세)에 이은 또 하나의 감동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결혼 11년 차에 두 딸을 키우며 도전하는 ‘엄마 선수’로서의 메시지도 단단히 남겼다.

 

경기 후 마리아는 “37세에 우승 트로피를 받아 더욱 의미가 크다. 사람들은 늘 나이에 대해 말하지만, 이 나이에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남다른 도전과 일상 사이에서 붙잡은 트로피는 팬들에게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비슷한 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린 리베마오픈 결승에서는 엘리서 메르턴스가 엘레나 가브리엘라 루세를 2-0(6-3 7-6)으로 누르고 올해 두 번째 단식 타이틀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의 기록을 쌓았다. 메르턴스는 준결승 매치 포인트 11번의 위기를 넘으며 강인한 집중력을 극명히 보여줬다.

 

새로운 노장 챔피언의 등장은 단지 기록을 넘어, 인생과 시간 앞에서 주저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용한 용기를 일깨운다. 늘 변화하는 코트 위에서 마리아는 남은 시즌의 변주를 꿈꾸고 있다. 영국 런던의 환호와 여운은 ‘엄마·선수’ 마리아의 다음 일정을 기다리며, 테니스 팬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두드릴 것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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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아니시모바#w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