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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범인도피 의혹 수사”…윤석열 전 대통령·외교·법무 고위인사 압수수색
정치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범인도피 의혹 수사”…윤석열 전 대통령·외교·법무 고위인사 압수수색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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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명현 특검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 주요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외교부·법무부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수사가 본격화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4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3월 4일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히고, "당시 이 전 장관은 직권남용 혐의의 주요 피의자로 출국금지 상태였음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대사로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 출국금지가 해제되고 결과적으로 호주대사로 부임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범인도피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된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노공 전 법무 차관 등 윤석열 정부 당시 고위급 외교·법무 인사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법무부의 박행열 전 인사정보관리단장과 이재유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이 전 장관 임명 및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종섭 전 장관은 2024년 3월 4일 호주대사에 전격 임명됐고, 임명 사흘 만에 공수처 조사 후 출국금지가 해제된 직후 호주대사로 부임한 뒤, 여론 악화로 11일 만에 귀국했다.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3월 25일 사임하는 등 이례적 행보가 이어졌다.

 

당시 야권을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이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이 해외도피를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시민단체도 윤 전 대통령, 박 전 장관 등을 범인도피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여권 인사들은 관련 법적 절차가 준수됐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야권은 "정치적 은폐"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특검팀은 소위 'VIP 격노' 회의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경호처장)을 오는 6일 불러 당일 보고 및 후속 조치 과정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회의에서 보고된 내용, 대통령 지시 사항, 사건 회수 등 후속 조치 전반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도 오는 8일 초치해 2차 조사가 예고된다.

 

특검팀의 강제수사 확대와 추가 소환 조사가 이어지면서, 향후 정국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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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종섭#심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