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이 한순간에”…로또 1등 15명, 일상 속 행운의 설렘
로또를 기다리는 금요일 밤, 숨겨왔던 작은 바람이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현실이 됐다. 8월 9일 추첨된 제1184회 로또에서는 무려 15명의 1등 당첨자가 탄생해 각자 12억 8,013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예전에는 영영 남의 이야기라 믿었지만, 이제는 그 행운의 순간이 이웃 중 누군가 혹은 스스로에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기대가 일상이 됐다.
요즘은 로또 번호를 선택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자동’을 택해 운에 맡기거나, 통계자료를 분석해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1184회까지 가장 많이 나온 번호는 34번(203회), 12번·27번(각 200회) 등이라는 점도 수많은 ‘로또 인증’ 서포터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SNS에는 매주 추첨이 끝나면 당첨 경험담, 번호 추천법, “이번에도 안 됐지만 다음 주엔…” 같은 댓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동행복권 발표에 따르면 이번 회차 총 판매금액은 1,177억 원을 넘어섰고, 1등 평균 당첨금은 20억 2,333만 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 금액은 407억 원에 육박했고, 꾸준히 로또를 사는 이들이 늘며 ‘한 번쯤 나도 될 수 있다’는 심리가 일상 투자처럼 자리 잡았다.
심리학자 조수현 씨는 “로또의 본질은 거창한 부자가 되는 것보다, 내일을 꿈꿔보고 싶은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된다”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 5,000원의 작은 구입으로도 사람들은 잠시나마 ‘다른 삶’에 대한 상상을 즐긴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한 번쯤은 돼도 좋겠네”, “15명 1등이면 나도 언젠가…”라며 희망 섞인 글이 줄을 잇는다. 어쩌면 매주 로또 구매는 지금의 팍팍한 삶에 작은 여유와 위안을 주는 놀이인지 모른다.
로또는 단지 도박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잠시 미소 짓게 하는 삶의 작은 기호가 됐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