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3,900선 붕괴”…외국인 1조1,543억 순매도에 4.7% 급락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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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11월 5일 오전 한때 3,900선마저 내주며 4.7% 급락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 급락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급등한 환율이 맞물리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증권가는 향후 변동성 확대를 경고하며 시장 관망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4.88포인트(4.73%) 하락한 3,926.86까지 밀렸다. 개장부터 4,055.47로 내리며 출발했고, 장중 한때 3,867.81까지 저점을 낮췄다. 저가 매수세 유입에 낙폭이 다소 회복됐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조1,543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반면 개인은 9,932억 원, 기관은 2,057억 원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370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3,900선도 붕괴…외국인 1조1천억 ‘팔자’에 4.7% 급락
코스피 3,900선도 붕괴…외국인 1조1천억 ‘팔자’에 4.7% 급락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날 엔비디아 등 AI 대형 기술주가 급락한 여파가 국내 시장에도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대형주 중심으로 빠르게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42.94포인트(4.63%) 하락한 883.63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인 알테오젠(-5.10%), 에코프로비엠(-5.13%), 레인보우로보틱스(-10.82%), 펩트론(-5.34%) 등도 동반 급락했다.

 

주요 대형주 중 삼성전자는 이날 6.58% 떨어지며 9만8,000원선 아래로 내려섰고, SK하이닉스는 7.17%나 하락해 54만 원대로 밀렸다. LG에너지솔루션(-3.91%), 현대차(-5.07%), 기아(-4.20%), 두산에너빌리티(-11.06%), HD현대중공업(-7.23%) 등 업종 대표주 대부분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6.69%), 운송장비(-6.35%), 기계장비(-8.86%) 등 모든 업종이 급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일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선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 조치가 각각 발동됐다. 이는 2023년 8월 5일 이른바 ‘블랙먼데이’ 이후 1년 3개월 만의 동시 발동 사례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기술주 조정 여파, 외국인 매도 지속, 환율 전망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지수 반등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환율 흐름과 미국 증시 추가 조정여부가 단기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지, 주요 변동성 요인에 따른 추가 조정 가능성이 현실화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주 환율 동향과 미국 증시 흐름,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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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매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