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를 쌓으며…” 장유빈, LIV 시카고 첫날 흔들려도→28위로 재도전 뜨겁게 시작
비 오는 시카고의 바람을 버텨내며 장유빈은 굳게 입을 다물고 그린을 누볐다. 흔들림 속에서도 버디 세 개를 쌓아 올린 그는, 1타를 잃는 아쉬움 뒤에서도 눈빛만은 여전히 또렷했다. 새로운 무대에서 건네받은 무거운 기대감과 차분한 집중력 사이, 젊은 골퍼의 1라운드는 상위권 도전의 서막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9일 미국 일리노이주 보일링브룩 골프 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2025시즌 시카고 대회 1라운드에서 장유빈은 3개의 버디와 4개의 보기를 엮어 1오버파 72타로 공동 28위에 올랐다. 경기엔 전 세계 54명이 출전했고, 변덕스러운 날씨와 긴장감 속에 흥미진진한 순위경쟁이 펼쳐졌다.

장유빈은 초반 홀에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며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보기와 버디가 반복됐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샷이 돋보였고 KPGA 투어 시절에 다듬은 실력을 LIV 무대에서도 재확인시켰다.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 영국 로체스터 대회에서 기록한 공동 21위다. 이번 시카고 무대에선 첫날 20위권에 근접하는 기록으로 개인 최고 순위 경신을 향한 바람을 키웠다.
우승 경쟁에서는 더스틴 존슨과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4언더파 67타로 나란히 선두를 달렸다. 존슨은 오랜만에 정상에 다시 오르려 하고 있으며, 가르시아 역시 시즌 3승에 도전하고 있다.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 욘 람은 3언더파로 3위권을 이루며 우승 레이스에 불을 지폈다.
반면, 시즌 다승자인 호아킨 니만은 3오버파에서 고전했고, 케빈 나와 앤서니 김의 이름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날씨와 코스 변수에 선수들의 희비가 교차하는 현장이었다.
두 번째 라운드부터 본격적인 추격이 시작될 전망이다. 장유빈은 남은 경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샷과 집중력을 앞세워 20위권 진입, 더 나아가 시즌 개인 최고 기록 달성에 도전하게 된다.
기다림의 표정, 셔츠를 스치는 바람, 힘겹게 이어지는 숨소리. LIV 골프 시카고의 긴장감은 마치 한 편의 서사시 같다. 다시 준비되는 두 번째 라운드, 팬들은 장유빈의 도약을 조용히 응원한다. LIV 골프 시카고 대회는 현지에서 남은 2라운드를 통해 우승자의 윤곽을 가려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