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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젓가락 발언 논란, 사퇴 촉구 거센 파장”→여성단체·정치권 고발 물결 확산
정치

“이준석 젓가락 발언 논란, 사퇴 촉구 거센 파장”→여성단체·정치권 고발 물결 확산

박다해 기자
입력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3차 TV토론에서 여성의 신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앞을 예측하기 힘든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논란의 발단은 상대 후보를 겨냥했다는 이 후보의 표현에서 시작됐으나, 단숨에 여성단체와 시민사회, 정치권 전반의 강도 높은 비판과 법적 대응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이 사안은 정쟁을 넘어 공공연한 성희롱과 여성혐오 표현이 국민 앞에 어떻게 전파될 수 있는지, 공론장에서의 경계와 책임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법무법인 찬종 소속 이병철 변호사는 28일 국민신문고에 이준석 후보의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형법상 모욕,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민원을 제출하며 공을 던졌다. 이 변호사는 이 후보가 TV토론에서 “여성을 심각하게 모욕했으며,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아동복지법 제17조 위반 혐의로 이 후보를 고발할 계획임을 알렸고, 2천 명이 넘는 시민이 고발인으로 참가할 예정이라 전했다. 서울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예고되며, 사안의 심각성은 정치권 바깥까지 번진 모양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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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발언은 대선후보 정치 분야 TV토론 현장에서 불거졌다. 이준석 후보는 “올해 4월 고등학생 폭력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 신체를 찢겠다’는 욕설을 했다”며 이 내용을 인용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민노당 기준으로 ‘여성 신체에 젓가락을 ㅇㅇ싶다’는 발언도 여성혐오냐”고 물었다. 방송 직후 전국 주요 여성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대통령 후보가 공중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비하 표현을 재확산한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후보 사퇴와 강경 제재를 촉구했다. “정치공세 도구로 신체적 폭력 묘사를 활용한 전례 없는 사건”이라는 평가와 함께, 당장 후보직 사퇴와 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치솟았다.

 

젠더폭력 해결 페미니스트 연대, 정치하는엄마들 등 시민단체는 “성희롱이 국민 전체를 향했다” “여성에 대한 모욕은 주권자 자격 부정”이라며 사법적 처벌을 요구했다. 정치권 역시 참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생방송에서 저열한 언어폭력을 행사한 용납할 수 없는 행보”라고 성토했다. 당 측 인사들은 “아이들도 지켜보는 방송에서의 혐오·폭력 발언은 정치혐오와 무책임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공식 사과와 후보직 사퇴, 나아가 국회의원 제명·방송 퇴출 주장까지 나왔다.

 

한편, 이준석 후보의 해당 표현은 이재명 후보 아들의 과거 인터넷 댓글에서 비롯된 것으로,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 프레임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파장은 예상과 달리 이 후보 본인과 당선을 겨누는 거센 역풍으로 이어졌다. 최근 공론장 안팎에서 후보의 책임감과 언행의 무게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이번 TV토론 사태는 단순한 실언이나 정치적 공방을 뛰어넘어, 대중매체와 공공영역에서의 성희롱, 여성혐오 발언이 현행법과 사회적 윤리의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 깊은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여성계의 대규모 고발이 실제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이준석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대통령 후보로서 입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앞으로 후보 검증 기준은 물론, 공영방송 내 혐오표현 대응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까지 촉구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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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여성단체#대선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