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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美 국채 급등에 요동”…법안 통과로 금융시장 긴장 고조→글로벌 변동성 확대 우려
국제

“뉴욕증시, 美 국채 급등에 요동”…법안 통과로 금융시장 긴장 고조→글로벌 변동성 확대 우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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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빗방울이 뉴욕 금융가를 적시는 저녁, 긴장과 불확실성이 짙게 서린 월가의 새벽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 미국 국채 금리의 가파른 오름세와, 연방의회가 통과시킨 대규모 감세 및 국방비 증액 법안의 여운은, 세계 경제의 숨결마저 흔드는 출렁임을 자아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문이 열린 22일 아침,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1,829.56으로 30.88포인트(0.07%) 하락했고, S&P500지수 역시 5.82포인트(0.10%) 내린 5,838.79로 물러섰다. 그러나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이 전장의 침묵을 뚫는 듯 0.12% 상승한 18,896.06에 거래됐다. 모든 지표가 같은 말을 던지지는 않았으나, 시장을 이끌던 힘은 명확했다. 미국 하원에서 방금 통과된 대규모 감세와 국방비 증액 법안이, 상원의 문턱을 넘어 현실화된다면, 정부 재정지출은 최대 4조 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미국 의회예산국의 경고가 시장과 투자자들의 이마에 깊은 그늘을 내렸다.

뉴욕증시, 美 국채 금리 상승에 혼조…다우 0.07%↓·나스닥 0.12%↑
뉴욕증시, 美 국채 금리 상승에 혼조…다우 0.07%↓·나스닥 0.12%↑

채권시장은 급등으로 화답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5.1%대까지 치솟으며, 그 해 마지막 분기의 최고점마저 다시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4.6%에 근접했다. 와중에 소비자 대출 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고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시금 도심의 대기 속에 퍼졌다.

 

섬세하게 분화된 업종별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유틸리티와 에너지, 헬스케어를 포함한 주요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고, 통신서비스 업종만이 미약하게 오름세를 지속했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은 재정지출 구조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미국 내 대표적 태양광 업체 선런과 솔라엣지, 엔페이즈, 퍼스트솔라의 주가가 줄줄이 큰 폭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어드밴스오토파츠와 어반아웃피터스의 실적 호재는 금융시장의 숲속 작은 새소리처럼 잠시나마 시장의 무게를 덜어주었다.

 

찰스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을 진정으로 흔드는 것은 금리가 높아지는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의 속도”라며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미국 달러의 가치가 서로 실타래처럼 얽혀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미국발 긴장감은 대서양을 넘어 유럽 대륙에도 스며들었다. 유로스톡스50, 독일 DAX, 영국 FTSE, 프랑스 CAC40 등 유럽 대표 증시 지수들은 일제히 1% 내외의 낙폭을 보였고, 국제유가마저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수많은 투자자들은 차가운 숫자의 언어 앞에서, 예측 불가능한 세계 경제의 굴곡을 다시금 되새겼다.

 

이날 뉴욕에서는 “채권 금리의 끊임없는 치솟음이,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에 짙은 구름을 남긴다”는 말이 커다랗게 울렸다. 투자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변동성에 대비해, 도시의 불빛처럼 더욱 조심스럽게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 5월의 뉴욕에서 감지된 한 줄기 바람은, 곧 세계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또 하나의 역풍이 돼 퍼져 나가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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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미국국채#재정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