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결의 저변에 의료 인도주의”…빅토리아 스웨덴 왕세녀, 부산 6·25 의료지원 참전기념비 참배
한·스웨덴 의료외교의 상징인 6·25 의료지원 참전기념비를 두고 스웨덴 왕실과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만남을 가진다. 국가보훈부는 16일, 공식 방한 중인 스웨덴 정부대표단이 17일 오전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의 안내로 부산 태종대에 위치한 의료지원단 참전기념비를 참배한다고 밝혔다.
이번 참배는 스웨덴 야전병원 설립 75주년을 맞아 양국이 전쟁과 평화, 인도주의 협력의 의미를 되짚는 자리로 마련됐다. 의료지원단 참전기념비는 6·25전쟁 당시 유엔 결의와 적십자 정신에 따라 의료인력을 파견한 스웨덴을 비롯한 덴마크, 인도, 이탈리아, 노르웨이, 독일 등 6개국의 희생과 봉사를 기리기 위해 지난 1976년 부산 영도구 태종대에 건립됐다.

스웨덴은 1950년 9월 23일부터 의사 10명, 간호사 30명, 행정요원 134명으로 구성된 적십자 지원단을 한국에 첫 파견했고, 이후 연인원 1124명의 의료인력이 참전해 6·25 전쟁 기간 한국군과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이들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남한에 남아 200만 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하며 한국 의료사에 깊은 이정표를 남겼다.
1958년에는 노르웨이, 덴마크 및 유엔한국재건단과 손잡고 국립중앙의료원의 모태가 된 국립의료원을 설립하며 의료기술의 현대화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국가보훈부는 "오늘날 한국의 공공의료 기반은 6·25 당시 피와 땀을 흘린 우방국 의료인력의 헌신에 크게 빚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참배식에는 빅토리아 스웨덴 왕세녀를 비롯해 안드레아스 칼손 스웨덴 국토주택장관, 칼 울르프 안데르손 주한스웨덴 대사, 6·25 참전유공자, 국립중앙의료원 간호부장 등이 참석해 당시 희생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다.
이날 참배행사를 계기로 한국과 스웨덴 양국의 의료 분야 협력 역사와 인간생명 존중의 연대감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양국의 우정이 한 차원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번 공식 참배 행사가 전후 협력국과의 연대 강화, 국제 인도주의 정신 고양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6·25 참전 우방국과의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