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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골 정지술로 회복 속도 앞서”…분당서울대병원, 소아 평발 수술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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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골 정지술로 회복 속도 앞서”…분당서울대병원, 소아 평발 수술 패러다임 변화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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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골 정지술이 특발성 소아 평발 환자의 치료에 있어 회복 속도를 크게 앞당기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춘다는 임상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성기혁 교수 연구팀은 소아 특발성 평발 환자를 대상으로 대표적 수술법인 종골 연장술과 종골 정지술의 치료 효과와 특성을 비교 분석한 연구 성과를 12일 공개했다. 국내 평발 수술 환자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직접 비교 연구는 드물어, 업계에서 이번 결과를 ‘소아 평발 맞춤 수술 선택의 기준 전환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연구진은 2003년부터 2022년까지 10~14세 소아 중 평발 교정 수술을 받은 127명(총 223족)을 대상으로, 방사선 촬영과 삶의 질 설문조사, 회복 기간·합병증 발생률 비교 등 다각도로 성적을 분석했다. 특발성 평발은 별다른 외상이나 유전 질환 없이 성장기 아동에게 발병하는 변형으로,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이 검토된다.

종골 연장술은 뒷꿈치뼈(종골)를 잘라 뼈 이식으로 발바닥 아치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지속적 교정 효과가 기대된다. 종골 정지술은 나사 한 개만 삽입해 교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작고 수술 자체가 간소화된 점이 특징이다. 평발 수술에 두 기법 모두 널리 쓰이지만 실제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질 임상 비교는 많지 않았다.

 

분석 결과, 두 수술법 모두 수술 후 발 아치의 정렬, 보행 기능, 생활 만족도 등 치료 효과는 확실하게 입증됐다. 하지만 단기 회복 속도에서 차별점이 뚜렷했다. 종골 정지술 환자는 체중 부하와 정상 보행까지 평균 17.6일이 걸려, 연장술(평균 42.9일)보다 2배 이상 빠르게 회복했다. 또한 종골 정지술에서는 절골부 불유합 등 주요 합병증 비율도 더 낮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종골 정지술이 기존 종골 연장술의 한계—긴 회복 기간, 뼈 이식과 절개로 인한 합병증 부담—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다만, 뼈 성장 완료 시점에 추가적으로 나사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료진과 보호자가 반드시 감안해야 실용적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교정 효과 역시 수술 후 장기적으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소아 특발성 평발 환자 치료의 표준으로 떠오를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등에서도 평발 교정 수술법의 안전성·효율성 논의가 활발하지만, 한국처럼 장기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직접 비교 결과가 공개된 사례는 드물다고 설명한다. 향후 식약처 등 규제기관이 평발 수술의 의료기기 기준 및 수가 등 보완 정책을 마련할 시 근거자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성기혁 교수는 “수술 선택의 실질적 임상 근거가 축적되면서 소아 평발 수술의 개인 맞춤화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라며, “특히 종골 정지술 환자에서 장기적 교정 성적 추적 연구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자리 잡을지, 그에 따른 수술 표준화 흐름도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임상 근거와 정책·시장 환경의 균형 점이 향후 소아 정형외과 분야 혁신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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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소아평발#종골정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