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 비서 제미나이 탑재”…삼성 갤럭시 XR, MR시장 판도 바꿀까

김다영 기자
입력

인공지능(AI) 비서와 공간지각 기술을 융합한 갤럭시 XR이 혼합현실(MR)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갤럭시 XR은 6월 22일 한국과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이며, 음성·시선·손 제스처 등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AI와의 직접 소통을 구현한다. 업계는 XR 디바이스 주도권 경쟁이 애플, 메타와 삼성의 3파전으로 재편되는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 결과물인 갤럭시 XR은 구글의 신형 멀티모달 AI 비서 제미나이가 ‘제미나이 라이브’ 형태로 탑재됐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바라보는 장면과 음성을 AI가 실시간 인식, 구글 지도, 구글 포토 등과 연동해 몰입형 3차원 경험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뉴욕 맨해튼으로 안내해 달라”고 명령하면, 구글 지도상의 3D 맨해튼이 펼쳐지고, “주변 피자집을 추천해달라”는 추가 요청도 즉각 대응 가능하다. 이러한 멀티모달 인터랙션은 단순 XR 콘텐츠의 감상 차원을 넘어 맞춤형 여행 기획, 실시간 정보 탐색 등 실질적 일상 기능으로 확장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사용자 환경 역시 스마트폰 경험을 가상 공간에 이식했다. 사진, 설정, 유튜브 등 기본 앱 UI가 손 제스처나 시선 이동, 음성 명령 등으로 쉽게 조작된다. 특히 545g의 경량 설계는 애플 비전 프로(600g), 차세대 버전(750~800g) 대비 상대적 우위를 갖췄다. 메타 퀘스트3(500g대)와 비슷한 수준이나, 경쟁작 대비 ‘가벼움’은 장시간 착용 편의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전용 콘솔, 일반 게임 패드 연동 기능도 몰입감과 활용도를 끌어올린다.

 

그러나 XR의 핵심 경쟁력인 디스플레이 선명도, 공간 몰입감에서는 애플, 메타와의 기술 격차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및 가상현실(VR) 구현력은 고가의 비전 프로(499만원)와 비교 시 몰입도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시야각 역시 100도 내외에 머물러, 인간의 수평 시야각(200도) 대비 XR 공간이 제한적으로 표현된다. 외장형 배터리 운용, 실외 사용의 한계, 디자인 부담 등 기존 XR 기기의 한계도 여전히 존재한다.

 

글로벌 XR 시장은 애플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 시리즈가 일찌감치 점유율을 확보한 상황에서, 삼성은 AI 비서 제미나이와 안드로이드 XR 생태계 결합을 주된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이미 미국, 유럽을 비롯한 주요 IT업체들이 XR기기와 AI 융합 가속화에 집중하며, 플랫폼·콘텐츠·하드웨어 삼각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XR은 가상 체험에 머물렀으나, 이제 AI와 결합해 맞춤형 정보 탐색·업무·여행 등 실제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내외 XR 기기 출시와 동시에 이용자 정보보호, 플랫폼 생태계 활성화, 데이터 연동 표준 등 정책 및 규제 대응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AI 챗봇·XR 서비스의 윤리적 책임, 개인정보 보안 이슈가 논의되고 있다. 승인·인증 등 시장 진입장벽에 대한 정부 정책 역시 향후 기기 상용화의 촉진 혹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XR로 모바일 AI·XR 생태계를 확장, 일상 속 실용기기로 거듭나겠다”며 “실외형 스마트 안경 등 차세대 폼팩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XR 산업의 미래는 ‘거대한 헤드셋’에서 ‘일상형 디바이스’ 전환과, AI·데이터·콘텐츠 플랫폼 구축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삼성전자#제미나이#갤럭시x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