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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암모니아 합성 혁신”…KAIST, 탄소중립 핵심 원천기술 확보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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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게 이어져온 암모니아 대량 합성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는 친환경 공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은 고온과 고압,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로 대표되는 기존 '하버-보슈' 공정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한 새로운 촉매 시스템을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산업계와 학계는 새로운 촉매 기술이 식량, 에너지, 환경 등 주요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 주목하며, 향후 화학공정 패러다임 전환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민기 교수팀이 개발한 친환경 암모니아 합성 촉매는 루테늄(Ru)과 산화바륨(BaO)을 전도성 탄소 지지체에 올려놓고, 양전하와 음전하를 분리해 저장하는 '화학 축전지' 구조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방식은 기존 최고 성능 촉매와 비교해 암모니아 합성 효율을 7배 이상 향상시켰으며, 300도 저온과 10기압 저압 환경에서 실질적인 생산성을 확보했다. 기존 하버-보슈 공정이 500도 이상의 고온과 100기압 수준의 고압에서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모니아(NH3)는 전통적으로 비료·의약품 등 전 세계 필수화학산업의 핵심 원료이자, 최근에는 액화가 용이하고 수소 저장 밀도가 높은 특성으로 차세대 에너지 운반체로 각광받는다. 이번 친환경 촉매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기존 공정의 에너지 비용 부담과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동시에 해소해, 수소 경제 및 탄소중립 사회 전환의 결정적 인프라로 역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화학업계에서는 대체 촉매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중이나, 100년간 표준으로 사용된 하버-보슈 방식에 비해 상업적 적용이 어려웠던 저온·저압 기술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독일·일본 등 제조강국도 에너지 생산·수소 저장·비료 제조 등 부분적 개선에 머물러온 가운데, KAIST 연구진의 원천기술 확보가 국제적 주목을 받는 배경이다.

 

기술 실용화와 동시에 규제·정책 이슈도 부각되고 있다. 암모니아는 생산 과정의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수소와 결합된 에너지원으로의 활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탄소국경조정제도, 기후변화 규제 등 글로벌 환경정책과 연계한 기술 평가 기준이 강화되고 있어, 친환경 공정 도입은 향후 산업 표준 개정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민기 교수는 “이번 성과는 촉매 반응 분야의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으며, 산업 현장 실용화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암모니아 합성 기술의 실제 상용화와 글로벌 표준 전환 여부가 향후 화학·에너지 산업 구조 변화를 좌우할 관건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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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기#kaist#암모니아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