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여름을 견딘다”…무더위 속 포천 자연 여행지로 발길 모인다
요즘은 더운 한낮, 포천의 숲을 걷거나 시원한 물줄기 곁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특별한 나들이처럼 여겼지만, 지금은 도심의 무더위를 잊는 자연 속 일상이 되고 있다.
2025년 7월 포천 지역은 연일 체감 31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까지 내렸고, 현지 주민과 여행객들은 긴 하루의 열기를 피할 방법을 찾고 있다. 저마다 휴대용 선풍기와 물병을 챙기고,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과 계곡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눈에 띈다. 지역 맘카페와 SNS에서는 “국립수목원 예약했어요”, “오늘은 백운계곡이 최고” 같은 체험 후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환경부와 관광기관 발표에 따르면, 여름철 경기도 내 자연휴양지와 계곡 방문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포천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은 울창한 숲길이 햇볕을 막아주고, 문화유산과 자연학습이 어우러져 가족 단위 방문이 꾸준하다. 예약제로 운영되면서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백운계곡 역시 시원한 물줄기, 계곡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평상, 맑은 공기로 여름 피서의 대명사로 꼽힌다. 이와 함께 포천아트밸리는 실내 전시와 야외 조각공원이 함께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이 흐름을 ‘위로의 피서’라 부른다. 환경심리학자 이채윤 씨는 “자연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지친 일상에서 자신의 감정까지 새롭게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표현했다. 자동차로 1~2시간 거리의 소도시, 친환경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이런 이유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시민 박민아 씨(32)는 “계곡에서 발만 담가도 한여름 무더위가 잊힌다”며 “요즘은 주말마다 숲이나 아트밸리에서 내 시간을 찾는다”고 고백했다. SNS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카페 대신 수목원이 최고다”, “도시보다 자연이 힐링된다”는 글이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여행 스타일도 점점 단순해진다. 유명 관광지보다는 가까운 숲, 익숙한 계곡에서 여유를 즐기는 방식이 일상이 되고 있다.
이제 더위 속 피서는 거창한 휴가가 아니라, 자주 마주할 수 있는 자연 한 켠에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기 위함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