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금품 수수 의혹 정면 제기”…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국감서 입장 표명 난타
억대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4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입찰 취소와 수의계약 과정까지 논란이 확산되면서 국회와 농협 모두 적지 않은 파장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이날 강호동 회장에게 경찰의 뇌물 수사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강 회장은 "송구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내부적 사항은 수사 중이라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구체적 설명은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용역업체 대표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1억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히며, 해당 업체와의 관계를 강 회장에게 직접 따져 물었다. 이에 강 회장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안이라 경찰에서 소상히 말하겠다"고만 했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해 10월 농협유통이 경비·미화 관련 입찰 공고를 냈다가 하루 만에 취소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금품을 건넨 용역업체 대표가 "저는 잃을 게 없지만 회장님은 지킬 게 많으시죠"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는 제보도 제시했다. 임 의원은 "입찰을 취소한 뒤에도 재공고 없이 그 업체가 39억6천700만원 규모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구조가 의심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찰 취소 배경에 대해 강 회장은 "이번에 알았다"고 답했고,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대표는 "입찰 당일 80개 업체가 참여해 심사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구체적으로 "송파구와 서울역 인근에서 각각 5천만원씩 1억원을 직접 수수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고, 강 회장은 "경찰에 가서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전종덕 의원은 관련 대화 녹음까지 국감장에서 공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또, 강 회장이 율곡조합장 재임 시절인 2022년 8월에도 2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추가 녹취록도 공개됐다. 강 회장은 연이어 "이 내용도 경찰 조사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농협중앙회장 집무실 등에서는 이미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바 있다. 강 회장은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금품 액수가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은 강호동 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여야 없이 강도 높은 질의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농협 조직 신뢰와 정치권 지형 재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는 향후 수사 진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상임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