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탐사·안보 전략 동맹”…한불, 우주산업 협력 공식화
우주산업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 정부가 유럽 우주항공분야 강국인 프랑스와 손잡고, 우주탐사와 우주안보, 상업 우주 등 차세대 기술 영역에서 본격적인 협력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공식 협약이 ‘글로벌 뉴 스페이스’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우주항공청은 27일 서울에서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과 제5차 한불우주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우주탐사, 전략적 자립성, 차세대 궤도역량, 우주서비스, 상업 우주 등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양국 주요 기관과 우주기업들이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국가 우주전략, 정책 발표를 비롯해, 공공-민간협력(PPP) 확대, 실질적 산업 생태계 연계 방안까지 다양한 협력 기회가 논의됐다.

기술발표 세션에서는 차세대 발사체, 재사용 우주수송 시스템, 위성항법과 궤도상 서비스, 우주상황인식(SSA)과 우주의약 등 분야별 최신 개발 동향이 공유됐다. 프랑스가 보유한 유럽 선진 우주기술, 위성군 운용 노하우와 함께 한국의 발사체 고도화, 소형위성 경쟁력 등 상호보완적 기술력도 주목받았다. 특히 기존 우주개발이 대형 공공 프로젝트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양국은 산업계의 민간혁신과 상업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양국 정부기관 외에도 한국 15개, 프랑스 17개의 우주 관련 기업이 참석한 B2B 미팅에서는 발사체, 지구관측 솔루션, 궤도서비스 등 다양한 상업·방위 우주 기술 협업 기회가 모색됐다. 기업들은 시장 진입 경험, 국제 규제 대응 사례, ESA(유럽우주청) 프로그램 참여 성과 등 실질적 사례를 공유했다. 프랑스는 ESA 핵심 기여국으로 우주수송, 위성프로그램, 안전관리 등 분야에서 유럽 내 리더십을 쌓아온 바 있다.
규제 및 정책 측면에서도, 이번 포럼에서 한불 양국은 포괄적 우주활동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첨단기술 교류와 공동 R&D, 공공-민간 파트너십 추진, 데이터·안보·표준 등 정책 협력 내용까지 아우른 것이 특징이다. 향후 글로벌 우주산업에서 아시아-유럽 연계 거버넌스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도 거론됐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이번 포럼은 새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첫 한불 대규모 교류 행사”라며 “양국이 미래 우주경제의 혁신적 파트너십을 시작하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리오넬 수셰 프랑스 CNES 최고운영책임자 역시 “상호보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불 우주산업 연대가 세계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평가했다.
업계는 글로벌 우주산업에서 다자간 기술·시장 축이 급속히 재편되는 만큼, 한불 협력이 구체적 산업 프로젝트로 연결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주도권과 데이터 표준, 우주안보 등 각종 정책 이슈의 조율이 향후 협력의 성패를 가를 관전 포인트로 남았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정책·시장 연계 협약이 실제 시장경쟁력 확보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