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을 울린 장쾌한 홈런”…김하성, 멀티히트 맹타→팀 패배의 빛과 그림자
휘몰아치는 전광판 아래, 김하성의 두 번째 홈런은 무거웠던 분위기를 단번에 뒤흔들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시즌 중반, 김하성의 손끝에서 탄생한 시속 96.5마일의 통타가 하늘을 가르자 관중석의 함성은 컸고, 뜨거운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김하성의 품속에서 다시 살아난 공격 본능이 팬들에게 오랜만에 짙은 여운을 남겼다.
김하성은 8월 1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방문 경기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2회 1사 2루에서는 브라이언 우의 싱커를 공략해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를 기록하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어 4회 타석에서는 96.5마일 빠른 공을 시원하게 받아쳐 좌월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터뜨렸다. 해당 타구의 속도는 102.2마일, 비거리는 366피트에 달했다.

이날 김하성은 8회까지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한 경기 3출루의 적극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득점 생산과 동시에 시즌 타율은 0.192에서 0.218로 반등했고, OPS도 0.681로 끌어올리며 반전의 시동을 걸었다. 무엇보다 시즌 2호 홈런에 2루타까지 곁들이는 다재다능함이 빛났다.
반면, 탬파베이는 홈런 포함 장타로 추격했지만 3-6의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김하성의 맹타에도 끈끈한 추격에는 다소 힘이 부족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벌어진 자이언츠와 워싱턴 내셔널스 경기에서는 또 다른 빅리거 이정후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56까지 하락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상대 투수 매켄지 고어에게 타선이 3안타로 묶이며 0-8로 완패의 쓴맛을 봤다.
텍사스의 선발투수 벌랜더는 이날 5이닝 11피안타 5실점에 그치며 9패째를 떠안았다. 그러나 경기에서 삼진 6개를 보태며, 메이저리그 역대 통산 10번째 3천500탈삼진 고지를 밟는 이정표도 세웠다.
그라운드를 가른 김하성의 장쾌한 스윙을 지켜본 관중들은 긴장감과 기대가 교차한 표정이 역력했다. 스포츠는 이렇게 한 사람의 작은 반전에서 새 옷을 갈아입는다. 빅리그 한복판, 오늘의 기록은 팬들에게 또 한 번 색다른 여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