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초52 환희의 질주”…라이벤저민,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만년 2위’ 꼬리표 떨쳐
2025년 도쿄 국립경기장.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00m 허들 결선, 함성 속에 라이 벤저민이 마지막 허들을 넘는 찰나, 관중의 시선이 하나로 모였다. 그라운드를 가르던 벤저민의 질주는 평소보다 더 치열했고, 종반 150m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스퍼트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클래스였다. 드디어 결승선에 먼저 도달한 순간, 만년 2위라는 오명을 스스로 지워낸 표정엔 해방의 빛이 어렸다.
이번 대회 결선에는 세계 정상급 허들러인 카르스텐 바르홀름, 도스 산투스, 아브데라만 삼바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총출동했다. 벤저민은 초반 200m까지는 바르홀름에 이어 2위를 지켰으나, 마지막 150m 구간에서 절묘한 타이밍의 스피드 전환으로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기록은 46초52, 산투스(46초84), 삼바(47초06)가 뒤이어 결승선을 밟았다. 특히 세계육상선수권 3회 우승에 빛나는 바르홀름은 47초58로 5위에 머물렀다.

벤저민은 지난 파리 올림픽(46초46) 금메달과 이번 대회 금빛 질주로, 그간 세계선수권 2위(2019 도하, 2021 도쿄, 2022 유진)와 2023년 부다페스트 3위의 아쉬움을 모두 씻었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첫 금메달의 영예까지 품게 됐다. 세계 무대 정상에 선 벤저민은 변함없이 굳은 의지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도 치열한 랠리가 펼쳐졌다. 펨키 볼은 51초54의 준수한 기록으로 두 번째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고, 미국의 재스민 존스(52초08), 슬로바키아 엠마 자플레타로바(53초00)가 뒤를 이었다. 마지막 세계선수권 무대에 선 댈릴라 무하마드는 54초82로 7위를 기록하며 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이은 기록 경신과 명승부 속에서,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은 라이 벤저민의 집념과 성장에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냈다. 육상 트랙 위에서 펼쳐진 이 드라마는 앞으로도 계속될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다음 메이저 대회를 향한 선수들의 분투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