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역, 사실상 출국 권고”…외교부와 미국대사관, 국민 안전 최우선→중동 격랑 속 불안 고조
햇빛에 하얗게 물든 외교부 홈페이지 화면은 한반도에서 이란까지, 세계 곳곳의 긴장을 비추는 창이 됐다. 중동의 모래먼지가 이방의 공기까지 스며드는 듯 한국 외교 당국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울려 퍼졌다. 6월 17일, 외교부는 이란 전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로 격상하며 신속한 출국을 권고했다. 여행경보 3단계는 사소한 혼돈이나 불편의 경계를 넘어,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거의 최후 수단에 가까운 조치임을 웅변한다.
긴장의 시작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다. 이스라엘의 기습적인 공습과 이란의 미사일 대응, 그리고 그 틈새에서 흔들리는 국제 질서는 오랜 적의 역사가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외교부는 당초 이란 일부 지역에 국한했던 3단계 경보를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는 중동 내 불확실성이 점점 더 증폭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외교부는 "이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공관의 안내에 따라 가급적 신속히 출국해달라"고 당부하며 현지에 머무르는 이들에게 절박한 메시지를 전했다. 향후 이란을 방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여행 취소와 연기를 거듭 요청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외교부는 앞으로도 중동 지역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며 우리 국민의 안보를 위한 조치를 한층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긴장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미국 역시 예루살렘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일시 폐쇄하는 등, 자국민에 대한 대피령을 발령했다. 미국 정부 직원과 그 가족들은 추가 안내가 있기 전까지 자택 혹은 그 인근에서 대피를 유지하라는 명령을 하달받았다. 이와 같은 조치는 무력 충돌이 촉발한 안보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상기시킨다.
국제 사회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서로 다른 목소리 사이, 일촉즉발의 위기감과 기대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적 대립이 확전될 위험, 이에 미국 등 강대국의 대처까지 맞물리면서 긴장의 소용돌이는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한국 역시 이런 국제 정세의 한가운데서, 자국민 보호를 위한 정부의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먼 땅에 흩어진 시민을 향한 따스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봄날의 햇살도, 밀려오는 모래바람도 희미해져버린 세계의 한켠. 이 작은 화면 속 안내문이 누군가의 귀로, 가슴으로 닿아 조용한 이별과 재회를 속삭이기를 기도하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