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발표 2개월에 3.3%p 초과”…밸류업 효과, 지속성은 ‘명확성·연속성’ 따라 확연히 달라져
대신경제연구소 ESG리서치센터가 밝힌 밸류업 공시 1년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를 내놓은 기업들의 주가는 공시 후 2개월 시점에 시장지수 대비 3.3%포인트의 초과성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 효과는 점차 옅어져 3개월째는 1.9%포인트, 6개월에 이르러서는 0.5%포인트에 그쳤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집계된 147개 기업, 215건의 밸류업 공시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사가 기업 수 기준 78.2%,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이내 대형주가 전체의 36.7%에 달했다. 코스닥 기업 참여는 21.8%인 반면, 대형 상장사의 적극적인 행보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공시 유형은 본공시 149건, 예고공시 58건, 이행 현황 공시 5건, 정정공시 3건으로 구성됐지만, 실질적 이행 공시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종별로 살펴봤을 때 금융 및 부동산 업종이 3개월 시점 9.6%포인트의 두드러진 초과성과를 나타낸 반면, 헬스케어나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업종은 오히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공시의 ‘내용의 명확성’과 ‘이행의 연속성’이 장기 성과를 확연하게 갈랐다. 총주주수익률 등 종합지표를 도입한 기업들이 6개월 후에도 4.2%포인트의 초과성과를 이어간 반면, 배당이나 자사주만 부각한 기업은 오히려 업종지수 대비 15.1%포인트 뒤처졌다. 주주환원 중장기 목표를 명시한 곳의 성과 또한 6개월 시점에 1.9%포인트 높았지만, 별다른 목표가 없으면 업종 평균을 6.0%포인트 하회했다.
아울러, 공시의 연속성이 담보된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의 성과 격차도 컸다. 연속적으로 공시한 기업들은 6개월 시점 3.9%포인트의 초과성과를 냈으나, 비연속 공시 기업은 6.6%포인트나 미달했다.
우동조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기업의 밸류업 공시가 단기적 시장 반응에 머무르지 않고, 체계적 이행으로 이어질 때 지속 효과가 두드러진다며, 경영 도구로서의 일관된 실행을 당부했다. 더불어, 중견·중소기업 참여 활성화, 공시 가이드라인 고도화, 이행 점검 등 제도적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밸류업 공시를 둘러싼 환경은 앞으로도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새로운 기준과 기대를 부여하게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일시적 호재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기업의 약속 이행 여부, 장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진정성까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예정된 공시 가이드라인 개편과 이행 점검 체계 마련이 시장의 신뢰를 한층 끌어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