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중단에도 버텨냈다”…J.J.스펀, 오크몬트 역전극→US오픈 첫 우승
첫 마디에 여유를 보인 J.J. 스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된 표정으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토너먼트 마지막 순간, 모두가 긴장하던 오크몬트의 대기 속에서 그의 마지막 퍼트는 조용히 굴러 들어갔다.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25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J.J. 스펀은 짜릿한 역전극 끝에 개인 통산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오크몬트의 내로라하는 난코스에서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고전하는 동안, 스펀은 최종 라운드에 선두 샘 번스를 1타차로 추격하며 우승을 노렸다.

경기 초반 불운은 스펀을 흔들었다. 1번 홀부터 연속 보기, 2번 홀에서는 깃대를 맞은 공이 그린을 벗어나며 위기를 맞았다. 6번 홀까지 5개의 보기를 허용하며 선두권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예고 없는 폭우와 중단이 찾아오며, 승부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1시간 40분 동안 경기가 중단된 시간, 스펀은 집중과 평점심을 되찾았다. 재개 뒤 3타를 줄이며 흐름을 바꿔놓았다.
특히 17번 홀의 원온 과감함, 18번 홀의 약 20미터 버디 퍼트에서 스펀은 결코 흔들림 없는 손끝을 증명했다. 이 두 홀에서 올린 연속 버디가 세계 골프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경기 후 스펀은 “타이거 우즈가 US오픈에선 버틴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다”며,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 멘탈을 리셋하는 계기가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공동 선두가 됐을 때도 무리하지 않고 파를 노렸더니 기회는 자연스럽게 왔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코치와 가족, 그리고 가까운 팀원들의 격려가 또 한 번 힘이 됐던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어릴 적 정식 레슨 없이 어머니 곁에서 골프채를 잡았던 어린 시절부터, PGA투어 입성 9년 만에 거둔 값진 결실까지. 굴곡진 성장 스토리 역시 큰 박수를 샀다. 올해만 16개 대회에 출장, 준우승 2회를 기록하며 꾸준하고 성실하게 경쟁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새겨온 결과였다.
이번 우승으로 J.J. 스펀은 세계 랭킹과 페덱스컵 순위에서 단숨에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즌 초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 패배라는 아쉬움도, 더 큰 목표를 향한 자극이 됐다. 무엇보다 그의 도전이 남은 시즌 메이저 무대에서 얼마만큼의 새로운 이야기를 펼칠지, 골프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J.J. 스펀은 타이거 우즈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며, US오픈 챔피언의 저력으로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오크몬트의 여름을 장식한 이 우승 소식은 진득한 성장과 인내의 끝에서 피어난 값진 결실이 되었고, 이제 또 한 번의 여정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