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다자외교 실용주의로 외교 재정의”...이재명 정부 첫 외교수장 지명→글로벌 전략 전환 신호
조현 전 주유엔대사가 이재명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외교 현장에 잔잔한 파문이 일고 있다. 46년에 걸친 외교관료의 길에서 외교부 1·2차관 양자 모두를 경험한 실무형 관료로서, 조현의 다자외교 역량과 실용주의적 철학이 복잡한 국제 환경 속 한국 외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지 주목된다.
조현 후보자는 전북 김제 출신으로, 외무고시 13회에 합격한 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조태열 현 외교부 장관과 나란히 황금 기수로 불리며 정통 외교관의 길을 걸어왔다. 외교부 제2차관에서 제1차관으로 연속 이동하는 보기 드문 경력을 쌓았으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주유엔대사를 지내며 국제기구와 다자외교 무대에서 실질적 성과를 일궜다.

다자외교 분야에서는 OECD 사무국 근무, 유엔개발공업기구 의장, 탄도미사일확산방지행동규범 의장 등 국가 이익을 넘어서 글로벌 협력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국제기구 네트워크와 다층적 외교 감각은 팬데믹, 기후위기, 신안보 위협 등 초국가적 이슈에서 한국 외교의 전략적 위상을 크게 강화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통상 외교에서 역시 조 후보자는 실체적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2002년 한일 자유무역협정 협상, 2004년 한멕시코 FTA 협상 등에서 일선 실무를 총괄했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 대응 전략을 직접 세운 경험이 있다. 주인도 대사로서 신흥시장 경제외교 최전선에서 활약한 점은 한국 산업계에도 소중한 자산으로 남는다.
대통령비서실장 강훈식은 “조현 후보자는 외교부 1·2차관 모두를 역임, 양자·다자외교와 통상 문제 전반에 밝다”며 “관세, 중동 현안 등 복합 현안에 적극 대처할 역량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지명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와 소통 강화, 민감한 대북·동아시아 안보정세 변화 속 다자적 해법 추구라는 외교정책 기조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념 대신 실질적 국익에 무게를 둔 실용주의자다. 외교 철학은 중도 실용주의에 뿌리를 두되, 강대국 균형감각과 협력 중심의 평화 지향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립보다 점진적 접근, 대화와 협상을 우선해왔고, 미·중·일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재설정하고 북한과의 평화 프로세스 복원에 힘쓸 것으로 읽힌다.
풍부한 국제경험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학위와 현장 실전에서 빛을 발휘했다. 전주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미국 컬럼비아대학교·프랑스 정치대학·툴루즈 제1대학교 석·박사 학위까지, 다채로운 유학 경력은 다문화 외교감각의 밑거름이 됐다.
황금 기수의 연대와 긴밀한 공조는 외교부 정책 일관성, 연속성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기 마다 흔들리기 쉬운 정책의 맥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면서 새 정부의 외교비전 실현에도 유리한 조건이 마련됐다.
국제 사회의 복잡성과 빠른 변화 속에서 조현 후보자는 “중견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는 한국 외교의 중심에서, 실질과 실용이 조화를 이루는 전략”을 강조할 전망이다. 향후 국정감사 등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임명이 확정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외교 재설정,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 일본과의 협력 확대 등 이재명 정부의 외교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조 후보자의 임명이 남긴 상징성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46년관외의 실무 외교, 다층 다자외교, 통상외교 전문성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외교의 신뢰와 존재감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