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복 입고 박물관 동행”…김혜경·응오프엉리, ‘뮷즈’로 한·베 우호 다졌다
정치적 우호와 문화적 교류를 놓고 김혜경 대통령 부인과 응오 프엉 리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배우인이 만났다. 11일 두 영부인은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함께 찾으며 한·베트남 친선을 재확인했다. 두 나라 대표 여성 지도자들이 공식 수행 일정 속 '배우자 외교'를 펼치는 장면에 정치권과 외교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시작된 박물관 나들이에서 김혜경 여사는 한복을, 리 여사는 아오자이를 각각 차려입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까치 호랑이 배지'를 달고 두 사람을 맞았다. 김 여사는 유 관장과 함께 반가사유상, 외규장각 의궤, 백자 달항아리, 감산사 불상, 경천사지 십층석탑 등 대표 유물을 직접 소개했다.

현장에서는 문화적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리 여사는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며 “고뇌하는 표정이 아니라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어 인상적”이라고 했고, 김 여사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가장 인기 있는 ‘뮷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뮷즈는 ‘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로, 박물관 유물을 활용한 상품을 뜻한다. 실제로 리 여사는 관람 후 뮷즈샵을 찾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에 관심을 보였고, “굿즈를 신청하겠다. 그 핑계로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진 환담에서 두 영부인은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교류 확대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리 여사는 “K-컬처의 정체성과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며, “많은 관람객이 있다는 것도 배울 점”이라고 평가했다. 김 여사는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우호의 뜻을 전했다. 리 여사는 미술 전공자이자 국영방송사 문화예술국장 경력, 한국인 매제를 둔 인연까지 공개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물관 방문에 앞서 두 영부인은 대통령실에서 별도로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리 여사는 “전날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여성들을 만났다”고 밝혔고, 김 여사는 “베트남 여성들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한국 사회의 일부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해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영부인의 소프트 외교 행보는 한·베트남 우호와 다문화 사회 통합의 상징이 됐다는 평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친교 행보가 양국 간 외교적 신뢰 강화, 문화산업 교류 확대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향후 한·베트남 관계 증진 및 다문화 가정 지원 방안 마련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