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 압도적 마무리”…대한항공, 헤난 감독 첫 우승→최강 체력 빛났다
진남체육관을 가득 메운 환호 속, 대한항공은 철저한 집중력과 완성도 높은 경기력으로 프로배구 남자부 컵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결승전의 긴장감 속에서 상대를 압도한 마지막 세트는 진정한 챔피언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네 시즌 연속 챔피언 자리에서 잠시 물러났던 대한항공이 최신 전력, 젊은 패기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은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16)으로 꺾었다. 1, 2세트에서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3세트에서 강력한 체력과 집중력으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특히 부임 2개월 만에 첫 대회 정상에 오른 헤난 달 조토 감독의 영향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대한항공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강도 높은 훈련의 결실을 결승 무대에서 유감없이 증명했다.

헤난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훈련에서 쏟아낸 집중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3일 연속 치러진 경기를 이겨낸 선수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전했다. “훈련과 경기의 태도가 일치해야 진정한 강팀이 된다”고 강조하며, 실전에서 보여준 일관된 모습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젊은 선수층의 활약 또한 한층 빛났다. 신현일, 임재영, 강승일 등이 맡은 역할을 묵묵히 소화했고, 올해 컵대회 라이징 스타상을 받은 김준호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인상적인 발전을 보였다. 헤난 감독은 “출전 기회를 향한 갈망이 코트 위 활력으로 표출됐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직전 시즌 아쉬운 결과를 극복하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최대 라이벌 현대캐피탈과의 컵대회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헤난 감독은 이미 두 차례 연습경기를 통해 준비를 마쳤다며 V리그를 향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경기력 못지않게 휴식과 컨디션 관리에도 신경 쓸 것임을 전했다.
패한 OK저축은행의 신영철 감독은 “속공이 풀리지 않으면 좋은 경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경기력의 한계를 인정했다. 세터 이민규와의 소통, 그리고 속공조율의 필요성, 외국인 선수와의 조직력 결합이 향후 주요 과제로 꼽혔다. 남은 기간 동안 만반의 준비로 V리그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땀과 박수가 뒤섞였다. 결승전에서 쏟아진 환호와 애틋한 표정, 벤치의 감정까지 진남체육관을 채운 여운은 오래도록 남았다. 대한항공의 비상과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 그리고 감독들의 깊은 고민을 담은 이 하루의 기록은 한국 배구팬들의 마음에 또렷한 감동을 새겼다. 이번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의 뜨거운 에너지는 오는 V리그 개막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