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VIP 격노설 인정”…김계환, 특검 출석에 해병대 사건 파장 확산
정치

“VIP 격노설 인정”…김계환, 특검 출석에 해병대 사건 파장 확산

김태훈 기자
입력

채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이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 출신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VIP 격노설’을 인정하며 특검에 출석했고,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등 주요 관련자들도 이틀째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여기에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역시 국회 위증 혐의로 특검에 출두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은 9월 12일 오전 10시 6분 서울 서초동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찾았다. 특검팀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가운데, 그는 “대통령 격노를 알면서도 왜 모른다고 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사령관은 앞서 특검 조사에서는 VIP 격노설을 부인했으나, 영장실질심사에서 입장을 바꿔 이를 인정해 ‘수사외압 의혹’ 해명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지난 7월 두 차례 소환 조사와 구속영장 기각을 거친 김 전 사령관에 대한 특검의 입장 재확인이 이번 조사 초점이다.

같은 날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역시 이틀째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박 소장은 2023년 7∼8월 채상병 사건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핵심 참모로, 수사 외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석길에 박 소장은 “제56사단 장병께 책임 다하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는 한편 “저는 ‘애순이’라는 군을 위해 ‘관식이’처럼 살아왔다. 앞으로도 진실되게 난관을 헤쳐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주인공 관식에 빗대 묵묵히 일했다는 항변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이어 위증 혐의로 국회에 고발된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 조사도 진행했다. 송 전 부장은 지난 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삼부’의 의미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의 만남 여부 등에 대해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석길에 송 전 부장 측 변호인은 “위증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3부’ 의미에 대해 “골프가 맞다. 위증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조사에 주요 인물들이 잇달아 출석하면서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외압·위증 의혹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야는 진상 규명과 관련자 책임 소재를 두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특히 김계환 전 사령관이 VIP 격노설을 인정하며 최근 특검 수사 향방과 법적 책임까지 논쟁이 가열됐다.

 

국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위증 및 외압 의혹에 대해 추가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 등 주요 피의자 진술을 토대로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실상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피의자 신분 인물들의 추가 진술에 따라 정국에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계환#박진희#송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