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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검사 집단항의·양평공무원 사망 충격”…김건희특검, 수사 동력 상실 위기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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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가장 큰 뇌관이 된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팀이 잇따른 파견검사 집단항의와 양평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으로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았다. 수사 동력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조직 증원과 분위기 쇄신에 나서며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7월 2일 수사 개시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14명 구속, 19명 기소라는 성과를 내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파견 검사 40명 전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 중인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해 각자 소속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특검에 전달하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파견검사들은 “수사·기소·공소 유지의 역할이 정부조직법 개정 취지와 다르다”며 심적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내부 반발이라는 해석이 제기됐고, 특검 수뇌부와 파견 검사들은 우여곡절 끝에 ‘맡은 사건을 끝까지 완수한다’는 원칙으로 간신히 내홍을 봉합했다. 하지만 곧이어, 특검팀의 조사선상에 오른 경기 양평군 공무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여론의 파장이 증폭됐다. A씨는 특혜 개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고, 남긴 메모에는 조사 고충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 진술 유도 회유 주장 등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을 중심으로 “특검팀이 결론을 유도하는 인권침해성 조사를 벌인 것 아니냐”는 공세가 강력히 제기됐고, 국민의힘 역시 특검팀 책임을 따져 물었다. 수사팀이 “피조사자 인권 보호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특검 내외부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이처럼 내우외환이 격화되는 가운데, 특검팀은 대대적 인적 개편에 돌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증권·금융 수사 경험이 풍부한 기노성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2명, 수사관 4명 파견 등 조직 증원을 추진 중이다. 신임 특검보 인선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최대 2명을 새롭게 합류시킬 계획이다.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추가 확장 등 사무 공간까지 재정비하면서 수사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법 개정에 따라 특검보를 6명까지 늘릴 수 있다”며, 곧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김건희 여사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등 핵심 인사를 상대로 한 수사가 3개월 넘게 이어지는 데다, 공소 유지 부담까지 겹치면서 팀 내 인력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정치권은 특검팀의 잇따른 악재가 향후 수사와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은 수사 정당성 문제를 확장하려는 분위기이며, 여권은 인권·공정성 논란을 부각하며 특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특검팀은 집단항의와 피조사자 사망이라는 이중의 충격 여파 속에 조직 재편과 의지 표명에 나섰다. 정국은 수사팀 정상화 여부, 정치권 공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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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특검#민중기특별검사#기노성부장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