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강자 탄생”…로티 워드, 메이저 앞두고 데뷔전 우승→여자 골프 새 바람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구름 낀 하늘 아래, 한 순간도 흔들림 없는 골퍼가 자신의 이름을 또렷하게 새겼다. 갤러리의 숨죽인 시선을 가르며 18번 홀 그린 위에 선 로티 워드는 마지막 퍼트까지 흔들림 없는 평정심을 보여주었다. 2위 김효주를 3타 앞서며 프로 무대 첫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 새로운 강자의 탄생을 알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잉글랜드 출신 2004년생 로티 워드는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대회 기간 내내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와 같은 조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만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우승 결정의 열쇠였던 최종 라운드 80야드 거리 파4 샷에서도 “2타 앞섬을 인지했고, 자신 있었다”고 직접 언급해 경기 내내 변함 없는 침착함을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워드의 프로무대 데뷔전이었다. 워드는 이달 초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아일랜드오픈에서 아마추어로 출전해 6타 차 우승을 거두며 이미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어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아쉽게 연장 진출에 실패했으나 3위를 기록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아마추어 세계 1위를 지켜온 워드는 LPGA 신설 엘리트 아마추어 패스웨이(LEAP) 시스템을 통해 투어 회원 자격을 따냈고, 에비앙에서 기록한 3위 입상으로 프로 전향의 문턱을 넘었다.
프로 못지않은 성적은 이미 워드의 이력에 깊게 새겨져 있다. 지난해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대회 우승, AIG 여자오픈 공동 10위 등 정상권에 자주 등장했다. 키 173cm의 체격과 장타, 날카로운 웨지샷 그리고 상황을 흔들림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워드만의 경쟁력이다. 워드는 “수많은 아마추어 우승 경험 덕분에 한결 차분했다”며 진중한 소감을 전했다.
7월에만 3개 대회에서 평균 67.3타, 총 55언더파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써냈다. 아일랜드오픈 21언더, 에비앙 챔피언십 13언더, 스코틀랜드오픈 21언더 등 압도적 실력이 수치로 증명됐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워드는 울지도 뛰지 않고 가장 여유로운 우승을 연출했다”고 평가했고, 골프닷컴 등 현지 언론은 “LPGA의 스타 파워로 자리매김할 인재”라며 기대를 더했다.
대회 뒤 워드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 개막을 앞두고 주요 베팅 업체 벳365에서 우승 후보 2위로 지목받았다. 세계 랭킹 1위 진아 티띠꾼보다 한 단계 아래, 넬리 코르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스코틀랜드의 바람과 구름을 이겨낸 젊은 챔피언의 탄생에 현장 갤러리는 환호로 답했다. 차분함과 일관된 실력, 그리고 담금질된 평정심. 로티 워드는 더 거대한 무대, 메이저 우승을 향해 매 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은 7월 31일 영국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