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세계 영향력 선도”…THE 평가 사립대 1위→지속가능 미래에 쏠린 시선
한 때 국내 대학 순위 경쟁에 머물렀던 교육계가, 이제는 세계적 ‘영향력’의 척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6월 18일, 경희대학교는 영국 타임스 고등교육(THE)이 발표한 ‘2025 THE 대학 영향력 평가’에서 세계 대학 19위, 그리고 사립대학 순위에서는 세계 1위로 선정됐다고 알렸다. 2022년 74위에서 1년마다 약진해온 경희대는 2025년에 네 계단을 더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전 세계 2318개 대학 가운데 상위 0.8%에 든 것이다.
평가의 기준은 단순히 학문적 성취에 머물지 않는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라는 글로벌 공공성 이슈에서 대학의 사회적 기여도를 물었다. ‘기아 해소’ 6위,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8위,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13위 등 모두 11개 분야에서 세계 50위권에 들었다. 각 대학이 ‘빈곤 종식’이나 ‘평화와 정의’,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깨끗한 물과 위생’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해결했는지를 점수로 환산하는 셈이다.

경희대의 선전은 국내 고등교육 기관들의 국제 경쟁력에 신호를 주었다. 특히 김진상 총장은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책무”라며, 교육과 연구, 실천 노력의 국제적 인정을 강하게 의미화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 더 이상 담론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지표와 성과로 환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희대는 이번 평가 이후 SDGs 달성에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 강화하고, 기후 위기, 빈곤, 불평등 같은 아젠다에 대한 연구와 교육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관 경쟁을 지나, 세계 대학이 미래 공동체의 주체로서 요구받는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라는 화두를 던졌다.
1990년대 대학 서열화 담론을 넘어서, 현재는 ‘사회적 기여’와 ‘지속가능성’이 한국 대학의 미래를 좌우할 기준이 되고 있다. 경희대가 이번 평가로 던진 질문은 명확하다. 대학은 언제까지 배움의 공간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더 넓은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갈 책임의 주체가 될 것인가. 한국 사회에 다시 한 번 고등교육의 사회적 의의와 앞으로의 역할을 묻게 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