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 AI 인력 대폭 감축 예고”…앨리슨 커크비 사장 혁신 드라이브→도전자들 촉각
햇살이 스며든 런던 이른 아침, 템스 강변에 자리한 BT 그룹 본사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영국이 자랑하는 최대 통신 기업, BT의 탑 경영진이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대담한 전환을 공식화했다. 전통의 한계를 넘어서는 이 흐름은 노동, 시장, 기술의 지형도를 서서히 바꿔놓고 있다.
앨리슨 커크비 BT 최고경영자는 현지 유력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심층 대담에서, “AI의 도입으로 회사는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넓은 업무를 감당할 수 있다”며, 2030년까지 최소 4만 명에서 최대 5만5천 명에 달하는 인력 감축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이는 당초 계획을 뛰어넘는 전망이다. 동시에 커크비 사장은 이탈리아 사업부와 아일랜드 기업 부문 매각, 해외 사업 조직 분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며 BT를 혁신의 정점에 세워둔다.

그 변화의 배경엔 AI가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운영효율화 전략이 금융시장에서 강한 신뢰를 획득하자, BT의 주가는 사장 취임 이후 65%나 껑충 뛰었다. 뉴스트리트 리서치는 BT가 보유한 통신 인프라 자회사 오픈리치의 가치를 300억 파운드로 평가하며, 그 존재감이 오히려 모회사 BT 시가총액(185억 파운드)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오픈리치의 분할을 둘러싼 전망까지 대두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더욱 뜨겁게 몰렸다.
BT의 이 같은 혁신과 구조조정은 통신산업의 새로운 전환 신호로 읽힌다. AI와 경영 효율화에 힘입은 대규모 인력 감축이 현실화된다면, 영국 내 고용 생태계와 산업 구조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편, 계열사 재편에 따른 시장 내 경쟁 구도 변화도 심화될 거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국제 금융가와 통신업계는 BT의 행보에 묵직한 주목을 보냈다. AI 기술의 진동이 고용의 경계마저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이 남긴 아름다움 뒤엔 불안과 기대가 교차한다. 라일락빛 노을 아래, 변화의 발자국은 이미 기업과 시장, 제도에 진한 각인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