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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2배 성장”…한국, 신약허브 전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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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2배 성장”…한국, 신약허브 전략 가속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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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약품 기술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에서 플랫폼 기술에 이르는 다양한 지식재산이 빅파마 중심의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기술수출의 폭발적 성장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본격화, 정부 지원 강화, 투자환경 개선이 맞물려 아시아 신약거래 생태계의 주도권 경쟁이 재편되는 국면으로 본다.

 

올해 한국 의약품 분야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 규모는 76억8000만 달러(10조67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113%라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와 GSK와의 각각 수십억 달러 계약을 필두로, 계약 총액이 크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대형 제약사 대상 기술수출은 전년 대비 180% 늘어 7조900억원에 달한다.

핵심 원동력은 혁신 신약 후보물질이 양산되는 연구개발 기반과, 플랫폼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일라이릴리는 올 2월 올릭스의 M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 파이프라인에 6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5월엔 알지노믹스의 RNA 유전자치료제에 13억 달러 규모 라이선스아웃을 체결했다. GSK는 4월, 에비이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28억 달러에 라이선스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정밀 유전치료, 생체투과 등 첨단단계 기술의 구현이 특징이다.

 

적용 시장 역시 항암, 대사질환 등 대형 질환부터 고도 바이오신약 영역으로 확장된다. 글로벌 진출 초기특화 신약물질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플랫폼, RNA치료제, BBB 플랫폼 등 전문성 높은 혁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점이 눈에 띈다. 해외 빅파마의 조기 도입전략과 국내 바이오기업의 협업 디딤돌이 맞물린 결과다.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은 실제 기술거래 건수와 금액이 중국과 함께 성장세를 보인다. 중국 바이오기업의 신약 글로벌 거래규모는 2020년 이후 280% 늘었고, 한국 역시 전략적 허브로 떠오른다. 미국·유럽 제약사들도 미·중 긴장과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 한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하지만 지정학적 변수와 규제 리스크도 단기간 내 커지고 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 수입안보 조사를 본격화했고, 중국 바이오기업 겨냥 생물보안법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견고한 무역·투자 기반이 앞으로 기술거래 기반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빨라지는 양상이다. 지난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 설립 이후 2035년 ‘글로벌 5대 바이오 강국’ 달성을 목표로 국가 R&D와 인재양성, 산업지원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거대 자본·기술 인프라 확보,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글로벌데이터 등은 “한국 바이오벤처의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혁신적 바이오의약품 기술과 파트너십 생태계가 동반 성장한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 수출 가속이 실제 신약 시장 진입까지 이어질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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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라이릴리#g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