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0대 등락 속 원전주 9%대 급등”…코스피, 금융주 강세에 이차전지주 조정
봄의 길목에서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5월 23일, 코스피는 오전 한때 2,600선을 잠시 넘어선 뒤 2,590대에 안착하며 제한적 등락을 보였다. 금융주와 원전주가 힘차게 오르는 사이, 이차전지 종목과 자동차주는 조정의 그늘에 들며 투자 환경의 다채로움을 드러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1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2포인트 오른 2,596.29를 기록했다. 개장 직후 2,603선을 터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꾸준한 매도세 속에 반등 탄력은 약화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02억 원의 순매수를 보이며 시장을 떠받쳤고, 외국인은 430억 원, 기관은 319억 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43억 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0.27% 소폭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52% 상승하며 대조적 흐름을 보였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 주가는 1% 후반에서 2%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이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원자력 산업 육성 행정명령 이슈로 두산에너빌리티가 3.79% 급등한 것을 비롯해, 비에이치아이가 6.09%, 현대건설이 9.78%까지 오르는 등 원전주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2.00%, 2.27% 하락하며 이차전지주 전반에 하락 조정 신호를 보였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현대차가 1.43%, 기아가 1.91% 하락해 단기 부담이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건설(6.58%), 전기·가스(3.88%), 보험(2.93%) 등 방어주가 상승 흐름을 탔다. 하지만 제약(-1.40%), 의료·정밀(-1.06%), 운송장비(-1.02%) 업종은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였다. 초여름 더위 속에서도 투자 환경에는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85포인트 하락한 716.82에 머물렀다. 이차전지, 제약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대형 이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3.65%), 에코프로(-3.27%)가 3% 넘게 하락했으며, 제약 섹터의 알테오젠(-0.77%), 에이비엘바이오(-1.97%) 역시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펩트론(1.67%), 파마리서치(1.25%), 휴젤(1.40%) 등은 상승 전환을 시도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보합세에 그쳤다.
수급 면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개인이 흐름을 주도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를 거듭하며 관망세를 지속했다. 투자자들은 이차전지주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을 압박하는 매도세와 업종별 온도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시장의 등락은 투자자에게 또 다른 선택과 균형의 숙제를 안겨준다. 원전 등 정책 테마주와 함께 전통 금융주가 힘을 받으면서도, 성장주 일부는 조정과 신중함을 요구받았던 하루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기관의 투자 성향, 글로벌 정책 변화, 그리고 각종 산업 배분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각자의 포트폴리오와 시장 메시지에 한 번 더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