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타결 임박”…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한미 이견 해소에 자신감
한국과 미국이 막바지 무역협상에서 이견 해소를 위한 치열한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기조와 맞물려, 대미 투자 구성 및 한미 통화스와프 등 외환시장 안전장치 논의를 두고 양국이 협상 종료를 눈앞에 둔 국면이다.
협상의 열기는 15일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더욱 고조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이견들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히며,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으며, 난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무엇인가'는 사실상 한미 무역협상 마무리의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라고 강조하며, 남은 쟁점에 대해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도 했다. 주요 쟁점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와 외환시장 안전장치 조항. 한국은 직접 현금 이동이 적은 보증 위주 투자, 미국은 일본과 유사한 일괄 투자를 요구하며 한동안 입장차를 좁혀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워싱턴 DC 도착 직후 취재진에게 "서로 빠른 속도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 및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투자 패키지 세부 내용을 지속 논의 중임을 밝혔다. 미국 측도 한국의 외환시장 사정에 대해 이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환시장 안정방안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탔다. 베선트 장관은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 "만약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 스와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역시 "미국이 우리 외환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어 제안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싱가포르 사례가 600억달러 한도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요청한 무제한 스와프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일정 규모의 통화스와프 또는 유사 안전장치 합의에 도달할지가 최종 타결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대미 투자구성과 투자처 결정 등의 쟁점에서도 실무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협상을 위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차례로 미국에 집결했다. 김정관 장관은 16일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담을 예고했다. 이들은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양국이 투자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3일 국회에서 "미국 측에서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왔다. 현재 검토 중"이라며 막바지 협상 진전을 시사했다.
정치권과 경제계는 양국 협상이 곧 마무리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대형 투자·통상 패키지의 최종 합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