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경고음 커졌다”…미국 증시, 조정 심화 우려에 연말 랠리 ‘경고등’
현지시각 기준 11월 18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의 기술적 지표 악화가 본격화하며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주요 지수의 이동평균선 이탈과 프로그램 매매 전략 지표 약화가 겹치며 최근 하락세가 더 깊은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흐름은 연초 이후 이어진 강한 상승 랠리가 기술적 피로 누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과 맞물려 국제 금융시장에 파장을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10월 28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이 3.2%까지 확대되며 올해 2∼4월 이후 가장 가파른 후퇴를 보였다. 지수는 139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가며 중기 상승 추세가 꺾였다는 신호를 보냈다. 시장에선 “표면상 지수 조정 폭은 크지 않지만 기술적으로는 경고음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P500은 골드만삭스의 리 코퍼스미스가 경계선으로 제시한 6,725선을 50포인트 이상 하회한 상태다. 이 구간은 CTA(상품투자자문기관)들이 매수에서 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는 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지수가 이 선 아래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스템 트레이딩 기반 매도 주문이 증가해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장 내부에서도 하락 폭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 뚜렷해지며 “표면 아래서 상당한 손상이 진행 중”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약세 구조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나스닥에 상장된 약 3,300개 종목 가운데 최근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수가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존 로크는 나스닥이 이미 최근 고점 대비 5% 넘게 밀려 “최대 8% 수준까지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며 “2만2,000선 부근에서야 의미 있는 지지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진단은 기술주 중심 상승 구조가 약해질 경우 시장 전반에 연쇄 조정이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S&P500의 장기 상승 흐름 둔화도 연말 추가 변동성을 자극하는 재료로 꼽힌다. 일부 전략가들은 지수가 12월 말까지 5∼10% 범위의 추가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지수는 상대적으로 견조해 보이지만, 시장 폭이 좁아지고 저점을 새로 쓰는 개별 종목이 늘어나는 ‘브레드스 악화’ 현상이 강화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소수 대형주에 의존한 랠리가 약해질 때 전체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CTA의 매매 패턴은 향후 조정 압력을 확대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UBS의 맥스웰 그리나코프는 S&P500 등 주요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향후 2주 동안 CTA의 주식 비중이 최대 2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지수가 5% 이상 더 떨어지는 시나리오에서는 CTA 매도 규모가 “현재 추정보다 세 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P500이 6,5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시스템 매도는 더욱 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 주식시장과 환율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기술 대형주의 둔화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4∼10월 S&P500 랠리를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빅테크 그룹은 11월 들어 약 4.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는 8월 고점 대비 24% 낮아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금리 부담 속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 점이 성장 기대를 일부 훼손했고,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시에 월마트, 홈디포, 타깃 등 미국 유통 대형주의 실적 발표 일정과 경기 둔화 조짐을 담은 미국 정부 경제지표 재개 발표가 이번 주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로 지목된다. 소비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을 경우 기업 실적 전망이 추가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일부 월가 관계자들은 “실물지표와 기업 실적이 동반 둔화할 경우 기술적 조정이 근본적인 약세장 전환 신호로 해석될 위험도 있다”고 말한다.
다만 미국 증시는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S&P500은 올해 누적 기준 13% 이상, 나스닥은 18%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점을 들어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현상이 시장 건강성에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일부 기관은 이번 조정이 “아직은 제한적 범위에 머물러 있다”며 “연말 랠리 가능성이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술적 지표 악화와 프로그램 매매 매도 확대 가능성이 맞물릴 경우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동시에 나온다. 전문가들은 추세 회복이 지연되면 현재 조정 국면이 단순 숨 고르기를 넘어 중기적인 정점 형성 단계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USA) 증시의 향방이 글로벌 투자 심리에 직결되는 만큼, 국제사회와 각국 금융당국은 향후 수주간 지수 흐름과 기술적 지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조정이 글로벌 자산시장 구조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